IMF·EU·OECD 등 세계경제기구 찬성 분위기 우세
홍남기 “논의에 적극 참여”… 미국내 반발 만만치않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쏘아올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제안에 세계 각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5일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연설에서 각국 법인세율에 하한을 설정하고자 주요 20개국(G20)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0년간 이어진 각국의 법인세 바닥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각국은 그간 기업 유치를 위한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였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30%를 넘는 국가는 200055개국에서 현재 20개국 미만으로 줄었다.

전 세계 법인세율 평균은 198040%였지만 작년 23%로 낮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조세재단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세금경쟁 압력을 끝내면서, 각국 정부가 필수 공공재에 필요한 세수를 충분히 얻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 세제를 갖추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행 21%인 미국의 법인세율을 28%로 상향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를 위해 제시한 22500억 달러 규모의 예산 확보에 매우 중요한 재원이다.

하지만 미국 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법인세율을 올리면 기업이 미국 내 투자를 꺼려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외국으로 일자리 유출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옐런 장관의 법인세 하한선 설정 발언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국제협력을 끌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최근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옐런 장관의 제안에 세계 각국에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서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전 세계는 친환경·디지털경제 전환 가속, 글로벌 밸류체인의 재편, 다자주의질서 변화 등 거대한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향후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세 과세방안 마련 등 우리경제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국제사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EU, OECD 등 세계경제기구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특히 IMF는 지난 6(현지시간)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제안한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 논의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우리는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 설정을 아주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별 법인세율 차이가 조세부담 전가와 조세회피를 대거 초래하고 있고 이는 큰 우려 사항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고피나스는 IMF가 특정한 수치에 대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코로나19 확산 억제와 경제적 타격 완화를 위한 대규모 지출 이후 각국 정부가 곳간을 채울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서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방안에 대해 IMF가 검토중이라면서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린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조치가 애초 예상보다 투자에 갖고 온 영향이 덜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 또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전세계적 세금 인하 경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반겼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이 역사적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OECD는 조세협약 논의 과정에서 법인세율 하한선으로 12%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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