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주류시장 다크호스 ‘제주맥주’

요즘 주류시장에서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세다. 업계가 처음 시장 규모를 조사했던 2013년만 해도 93억원 정도의 시장이, 202012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1000억원대 소비재 시장은 작은 규모가 결코 아니다.

이 수제맥주 시장은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게 대다수다. 이 가운데 선두에는 제주맥주가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등을 출시 중이다.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스타일의 수제맥주 라인이다.

제주맥주는 미국 수제맥주 업체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합작해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2019135억원 보다 2배 넘게 성장하면서 수제맥주 시장의 리딩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주류시장의 이슈는 제주맥주가 오는 513일 상장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전체 주류 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사실 이 수제맥주는 전체 맥주시장의 주류가 아니다. 전체 맥주시장 점유율 상 수제맥주는 약 3%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주맥주가 이 시장을 이끌면서 상장까지 추진하자 수제맥주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영향으로 홈술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이 트렌드의 가장 큰 수혜업종이 바로 수제맥주 시장이라는 것이다. 마침 제주맥주는 지난해 초 국내 5대 편의점에 모두 입점했었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확대된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제주맥주의 판매량은 날개 돋친 듯 올라갔다.

코로나19로 술집 보다 가정에서 술을 즐기게 된 시대 상황과 더불어 20~30대가 기존 맥주에 벗어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제주맥주의 성장을 도왔다. 게다가 브랜딩 효과도 한몫했다. 제주맥주는 제주도라는 청정 지역의 특색을 살려 제주시 한림읍의 양조장을 체험 시설로 운영했다. 제주도 한 달 살기사업도 한다. 이른 바 ‘MZ세대에게 제대로 어필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수제맥주 소비가 아무리 크게 확대된다고 해도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대기업 3사가 버티고 있는 주류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뛰어오를지는 미지수다. 일단 제주맥주가 이들에 이어 4대 맥주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는 있다.

요즘 주류 시장은 전체 술 소비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또 주류의 트렌드도 예전보다 자주 바뀌는 편이다. 제주맥주가 시대가 나은 행운아인지, 아니면 자신들만의 실력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때문에 제주맥주가 최근 몇 년 동안 양조장 증설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1~2년 제주맥주의 진짜 파워를 검증할 수 있을 거 같다. 맥주사업은 어떤 면에서는 장치 사업이다. 1개의 양조장을 갖추는데만 300억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양조장을 증설해 출하량을 늘리는 제주맥주의 전략은 미래 수제맥주 시장을 긍정적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맥주는 칼을 빼들었다. 상장 이후 계획은 세계시장이다. 제주맥주는 내년쯤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상장 이후에는 양조장을 더 크게 증설해 몸집을 키우는 일도 계속한다는 전략이다.

신제품 출시를 위한 R&D 센터 강화도 수순이다. 몸집만 키우는 게 아니라 열심히 공부도 하는 다재다능한 맥주기업이 목표다. 과연 제주맥주가 주류시장의 주류로 올라설까? 제주맥주가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취하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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