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 출자한 은행 7월 출범
현행법상 中企대출 소외 우려
니즈 맞는 혁신상품 제공 절실

이종욱(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종욱(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중소기업중앙회 등 11개 주주가 참여한 인터넷전문은행 한국토스은행주식회사’(토스뱅크)는 올해 25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자본금 2500억원으로 71일 출범하게 된다.

중소기업 전담은행을 표방하면서 1989년에 출범한 대동은행, 동남은행이 1997년 외회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국민은행에 흡수 합병된 이후, 한국에서 토스뱅크는 중소기업 관련 단체가 출자한 유일한 은행이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과 같은 핀테크는 높은 금리 차입이나 채무를 더 싼 금리로 전환하는 차환(refinance)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요인은 자금조달과 판로다. 이렇기에, 문턱이 높은 금융기관(은행 및 제2금융권)을 경험해 온 한국 경영자 관점에서는 토스뱅크에 대한 기대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중소기업에 필요한 은행이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애로요인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도움을 크게 받는 중소기업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케이(K)뱅크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최저금리 2.68%에 최대 5000만원, 카카오 뱅크는 최저금리 3.36%에 최대 2000만원이다. 각 뱅크 대출한도는 정부 금융정책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 한도 이상의 운영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이용하기 어렵다.

결국, 인터넷 전문은행도 면허 사업자라는 한계와 마주친다. 인터넷 은행의 설립 근거법인 인터넷전문은행법 제3조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관해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은행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돼있다. 은행은 다른 산업에 비해 자본금이 많지만 BIS비율 규제에 의해 자본금의 최대 12배까지 남의 돈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 자본금 이외의 자산은 고객의 예금이며, 고객은 은행이 자신의 예금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 수가 없는 주인-대리인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은행업은 은산분리 원칙 하에서 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면허를 받은 사업자만 알 수 있고, 주인-대리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는 금융감독원을 설립해 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감독 및 감시하게 된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영공시를 보면, 은행업에서 건전성 감독규정에 해당하는 항목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구조조정된 중소기업 전문은행들은 건전성 지표 중 부실율이 너무 높아서, 자본금으로도 부실 금액이 해결되지 않아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건전한 은행으로 흡수합병 됐다.

둘째, 토스뱅크도 인터넷전문은행법 제2정의를 통해 지점을 설치할 수 없고 가상공간에서 은행업무를 하게 되므로 컴퓨터나 모바일 전화로 인터넷으로 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앱만 사용하는 은행(app-only bank)’이라 부른다.

기업대출은 기업에 대한 대면심사가 필수 이므로, 비대면 대출은 가계신용 대출 그리고 자영업자 대출에 특화할 수 밖에 없다. 토스뱅크의 그 영업방식의 특성상 중소기업체 6643104개 중 93.3%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대출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 있다. 따라서 토스뱅크는 자본금 규모가 4~5배나 큰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와 경쟁 속에서 중소기업의 소액 운용 자금 니즈 및 소상공인 대출 수요 니즈에 맞는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한 영업도 건전성 감독규제를 잘 준수하면서 이익을 창출해 나가야 생존하고 지속성장해 갈 수 있다.

토스뱅크가 앞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씬파일러(금융 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금융 고객)대상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특화한다는 것은 타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토스뱅크가 합리적인 서비스로 중소기업인에게 희망을 주는 인터넷은행, 더나아가 금융소외자인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은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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