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모델 기획, 가성비로 ‘젊은 감성’겨냥 유력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확정했다. 샤오미는 지난 30(이하 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전기차 사업 진출과 투자 계획을 밝혔다. 초기 100억 위안(17260억원), 10년 간 100억 달러(113500억원)를 투자하며 레이쥔 CEO가 지휘봉을 잡게 된다.

레이쥔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이 이사회와 함께 수개월간 전기차 시장 진입을 고심했다면서 갈등이 많았지만 막대한 회사 유보현금에 힘입어 전기차 진입 계획을 실행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샤오미는 상당한 지혜와 경험을 축적해왔고, 이제는 시험을 해 볼 차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샤오미가 언제, 어떻게 전기차를 내놓을지, 전기차를 실제로 생산할 외주 업체는 골랐는지 등에 관해서는 함구했다. 지금까지 중국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업체 가운데 샤오미만큼 자본력과 유명세를 갖춘 곳은 없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각종 스마트 기기로 명성을 쌓아온 터라 샤오미가 시장에 진출하면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경쟁력에서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위권 스마트폰 브랜드 기업 중 직접적으로 자동차 제조 사업에 뛰어든 기업은 샤오미가 사실상 처음이다.

화웨이, ZTE 등 기업은 부품과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을뿐 아직 제한적인 자동차 공급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샤오미의 전기차 사업은, 바이두나 알리바바가 각각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전통 자동차 기업과 지분을 나눠가지는 합작사를 설립했던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모델을 기획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고급형전기차 브랜딩 강조한 반면 샤오미의 전기차는 기존 전자제품처럼 가성비전략을 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사업 진출 공시에서 샤오미는 고품질 스마트 전기차를 이용하는 글로벌 사용자가 어디에서도 스마트 생활을 누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품질과 해외 진출 및 대중 보급을 언급, 가성비 전략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 언론들도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그랬듯 젊은이들의 첫 차’, 즉 젊은 감성의 합리적 가격대를 갖춘 전기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기다 검색포털 기업인 바이두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갖지 못한 스마트폰 사업, 더 나아가 가전용 스마트홈 사업과 직접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레이쥔 CEO“2013년 테슬라 차주가 되고 나서 전기차 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당시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두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전기차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전기차 관련 기업 10여곳에도 투자했다며 오랜기간 관심을 가져왔단 사실도 언급했다.

전기차 진입장벽이 높다는 걸림돌을 우선 넘어야 한다는 과제는 안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특히 2019년 전기차 업계 1위 업체 테슬라가 상하이에 공장을 짓고 모델3, 모델Y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시장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가 폭등으로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니오를 비롯해 리오토, 시펑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도 탄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국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 역시 전기차 시장 진입을 선언한 상태다. 올해 1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샤오미의 전기차 시장 공략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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