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
신용평가 시 회복가능성 충분히 반영하도록 금융권과 협의
김기문 회장, 작년부터 문 대통령·정 총리에 금융지원 호소
총 3차례 걸쳐 대출상환 만기연장 조치 견인차 역할 주도해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영 개선 가능성이 높으면 대출을 받을 때 한도 축소나 금리 인상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매출 감소분이 반영됨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대출 조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정부가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금융권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조이고 中企 대출

은 위원장은 영업 여건 악화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향후 영업활동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선 신용평가 시 회복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겠다불가피하게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에 대해선 대출 한도, 금리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개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황을 감안한 컨설팅을 통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 상환을 유예한 대출을 장기·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4월 발표되는 가계대출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은 위원장은 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도입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8%에서 절반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라며 가계부채 총량이 조절될 것임을 시사했다.

은행권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조절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은 위원장은 예상했다. 은 위원장은 “1997년까지 은행 대출이 대기업 위주였는데 대기업이 부채를 관리하니 은행들이 여유자금을 가계대출로 돌렸다“(이번에 가계대출을 조이면) 중소기업으로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은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만기연장·상환유예 6개월 연장 및 연착륙 방안이 중기중앙회가 수렴한 중소기업계 의견이 반영된 정책 사례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요즘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 코로나 위기에 가장 잘한 정책이 대출금 만기연장 조치라고 전하며 한 번도 아닌 2, 3차에 걸쳐 대출금 만기연장 조치를 해 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32일 발표한 대출원금 상환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는 코로나 시국에 세 번째 이뤄진 조치였다.

 

전방위 행보로 잇단 연장 성과

정부는 그동안 세 차례의 만기연장 금융지원 정책 결정을 추진해 왔다. 그 첫 조치의 출발은 지난해 3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였다.

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만기도래 대출금연장 등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한 것이다.

당시 중소기업계에 불길처럼 번지고 있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모니터링하던 중기중앙회가 위기극복을 위해 만기연장 등 금융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김기문 회장은 정세균 국무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도 대출만기 연장과 같은 금융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그 결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31일 이러한 내용의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이때 적용대상 기간은 930일까지였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 않던 시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체 꺾이지 않으면서 중기중앙회는 다시 한 번 대출만기 추가 연장의 여론조성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624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9월말로 종료되는 은행대출금 만기연장을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연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중기중앙회도 지난해 7월에는 27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한 내용(78.1%추가연장 필요”)을 대외적으로 발표하면서 2차 재연장의 불씨를 살려냈다.

이에 따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812일 금융협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추가연장 방안(20213월까지)에 의견을 모으고, 같은달 27일 발표를 한다. 중소기업계의 갖은 노력으로 6개월 연장을 이끌어낸 중요한 장면이었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대출만기연장 조치 이외에도 중소 수출기업의 금융원활화 방안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선박 수주량이 세계 1위인 조선산업은 올해 전 세계 발주가 지난해 보다 23.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가 큰 상황이라며 중소 조선업계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금융기관들이 중소조선사에게는 RG(선수금환급보증서) 발급을 기피해 수출용 선박 수주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중소 조선사들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건의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