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중소기업금융지원센터를 설치하는 현판식과 함께 금융위원장과 중소기업단체장간 간담회가 열렸다.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3차 대출원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날 금융위는 4월 실시하는 중소기업 신용평가시 작년 매출감소분을 그대로 반영하면 등급이 하락해 대출금리 상승과 한도가 축소될 수 있다는 중소기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의 일시적 감소와 향후 회복가능성 등 정성적 요소도 같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만기연장에 대한 일선창구 직원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실이 발생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비조치 의견서를 내줄 방침도 내놨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중기부가 개최한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도 힘을 보탰다.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대출 만기연장 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중소기업 금융지원센터에 접수된 금융애로 해결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대출금 만기연장 조치의 시작은 지난해 318일 청와대 경제주체 원탁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대미문의 팬데믹 속에 경제활동이 마비돼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하는 등 온 국민이 패닉에 빠졌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출금 만기연장을 건의해 다음날인 19일 코로나19 대응 금융지원대책으로 발표됐다. 그 결과 유동성 위기를 조기 차단하며,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중 가장 유용했던 정책으로 평가했다.

최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백신공급과 함께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년동기대비 60%까지 떨어진 소상공인 매출은 올해 3월 코로나19이전의 85%수준으로 올라왔다. 중기중앙회가 전국 3150개 중기를 대상으로 실시한 4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80.52(69.3)3(76.2)에 이어 3개월 연속 반등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팬데믹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내수중소기업과 대다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3차 대출금 만기연장 조치와 같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말이면 우리나라도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때까지 차입자가 원하면 만기를 늘려주고 거치기간을 줘야 한다. 대신 대출만기 연장 조치가 길어질수록 잠재부실이 많아지고, 차입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도 명심해야 한다.

수혜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3차 대출금 만기연장 조치가 만료되는 올해 9월을 대비해 계획적으로 빚을 갚을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이는 제2, 3의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장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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