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 훌쩍, 1년새 7배 급등
금 대신 인플레 헷지수단 선택

말 한마디에 가격 ‘롤러코스터’
거품 vs 희망, 엇갈린 주장 팽팽

비트코인 샀어? 나 최근에 조금 샀어

요즘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비트코인(Bitcoin)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연스러운 대화주제 중 하나이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1개당 거래가격은 6400만원이다. 71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314일에 비하면 10%가량 하락한 금액이지만 작년 324일 종가인 836만원(업비트 거래소 기준)과 비교하면 약 7.65배나 오른 금액이다.

먼저 우리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화폐이다. 이런 비트코인을 두고 암호화폐(Cryptocurrency), 가상화폐 등 다양한 개념으로 부르고 있으나,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는 전자화폐(electronic coin)라고 정의했다.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없다. 일본식 이름을 쓰고 있지만 국적도 정확하지 않으며, 단일 인물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몇몇 매체에서 그를 인터뷰했지만 사용하는 영어 억양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일본어는 구사 여부조차 확인 안됐다. 얼굴도, 정확한 정체도 미지인 그는 200810월에 비트코인 개인간 전자화폐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9페이지짜리 논문을 세상에 공개하고, 다음해 13일 첫 비트코인을 발행한다. 그는 110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달러로 환산할 경우 596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부호 100위를 소개하는 사이트인 ‘Celebrity Net Worth’에 따르면 나카모토 사토시는 세계 19위 부호다. 참고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세계 27,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3위다.

혹자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사실은 대기업인 ‘Samsung’, ‘Toshiba’, ‘Nakamichi’, ‘Motorola’의 앞글자를 따왔다고 주장하지만 이또한 가설에 불가하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블록체인(BlockChian)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형태로 연결한 뒤, 수많은 기기에 동시에 복제, 저장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중앙기관의 개입이 없이도 개인간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었기에 탈중앙화기술이라고도 불린다.

예를 들어 AB에게 은행을 통해 100만원을 송금하는 경우, A계좌에서는 100만원이 줄고, B계좌에 100만원이 기록된다. 실물 돈이 이동한 것이 아닌 숫자인 데이터만 이동한 것이다. 이때 이 데이터 검증은 중앙기관인 은행이 한다.

한편, 블록체인에서는 AB사이에 비트코인 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 거래 데이터는 16진수로 암호화된 블록으로 변경된다. 이 블록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중인 수십~수백개의 기기에 분산·저장된다. 그리고 이 분산된 블록을 참여자들이 유효성을 상호 검증해준다. 검증이 완료된 블록만 체인에 등록이 되고 전송이 가능해진다. 네트워크에 수없이 분산되기에 해킹이 불가능하며, 은행과 같은 중앙기관이 없어도 거래가 이뤄진다.

뉴스에서 간혹 보이는 암호화폐 해킹 소식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당한 것이지 암호화폐가 해킹당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왜 오르는 것일까?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작년부터 시작된 기관투자자의 매입이다. 지난 2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4개 글로벌 기관에서 비트코인 4550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들이 대량으로 매입하고 장기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유통량이 줄어드는데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해석이다.

두번째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 유동성이 많이 풀리는 와중에, 초저금리 정책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헷지수단으로 애용된 투자처는 이었다. 금의 가치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지 않기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보니 투자자들은 대체 수단을 찾아나섰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는 만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지 않기때문에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 1월 달에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부채규모가 늘어난다면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투자처가 필요하다비트코인이 상승하는 것은 물가 상승과 빚이 늘어날 것이란 가정 속에 사람들이 값이 오를 가치 저장수단을 찾고 있기 때문이며,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사는 미래 가격이다. 예측은 희망론과 버블론으로 나뉜다. 1개당 10만달러(1억원)까지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고, 극심한 거품이자 투기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다. 블룸버그의 시니어 상품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지난 4일 발간한 3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올해 말까지 10만 달러를 향해 갈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3딜북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극도로 비효율적인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있은 후 비트코인은 4% 정도 하락했다.

화폐의 역사를 보면 화폐의 형태는 여러번 변화했다. BC 5000년에는 조개껍질, 보리가 화폐였다. BC 4000년에야 은조각이 사용됐으며, BC 7년 동 지중해의 왕국이었던 리디아에서 처음으로 주화형태의 화폐가 발명됐다. 10세기에는 어음이 처음으로 사용됐고, 11세기에 중국 송나라에서 최초의 지폐가 발행된다. 이후 20세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금이 화폐인 금본위제를 유지해오다가, 세계 대공황을 겪으며 금본위제가 흔들렸고, 1944~1971년 브레튼 우즈 체제를 거치면서 금본위제는 폐지됐다. 우리는 미국 달러가 기축 통화인 변동 환율제시대를 살고 있다. 역사에서 알 수 있는 화폐의 형태는 항상 변해왔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의 자리를 꿰찰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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