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창업 초창기에는 초기자산과 정부지원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만, 3년이 지난 후에는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른 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y)’에 직면한다. 대략 창업 후 3~7년 사이에 겪는 이슈다.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강원도경제진흥원은 창업 3~7년차 도약기 기업의 혁신성장과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을 지난 2018년부터 추진 중에 있다. 지난 2020년까지 3년간 274개 기업에 146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했으며, 195억원의 참여기업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전담기관: 창업진흥원) 창업도약패키지 지원 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앞으로 2년간 약 10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에 강원도경제진흥원과 중소기업뉴스가 공동기획으로 강원도사업 예산지원으로 창업패키지를 서비스 받고 스케일업(Scale-Up)을 하고 있는 우수기업 CEO들을 밀착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국내 자동차 정비 시장에도 스타트업의 저력이 돋보인다. 출장 정비 플랫폼기업인 카랑(대표 박종관, 이대형)이 대표적이다. 원래 박종관 대표와 이대형 대표가 각자 따로 정비 플랫폼 스타트업을 하다가 마음이 맞아 지난해 합병을 한 특이한 스타트업이다. 두 CEO의 비즈니스 신념과 도전정신이 통했는지, 최근에는 5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메가인베스트먼트, 세종벤처파트너스, SK증권, PTR자산운용, IBK기업은행,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등이 유수의 투자자들이 함께 했다. 지난 22일 서울 구로 사무실에서 만난 박종관, 이대형 공동대표는 “고가의 수입차 정비도 편하게 맡길 수 있는 신뢰 높은 정비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 작년에 두 대표님이 각각 운영했던 마인디즈와 카수리가, 카랑으로 합병했다고 알고 있다. 합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하다.

박종관 공동대표 : 마인디즈는 B2B 기업고객 대상 출장 차량관리서비스의 선두주자 였다. 1급 정비공장을 직영운영하면서 정비서비스 품질 관리에 강점이 있었다. 카수리는 앱·웹 시스템 개발과 개인고객 대상의 온라인 마케팅에 강점이 있어서 B2C 차량관리 시장을 개척한 시장 1위 기업이었다.

두 서비스를 플랫폼 구조로 잘 확장하면서, 중장기적인 빠른 성장을 위해 B2B와 B2C고객을 병합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 대표가 오랜 기간 ‘오토스타트업포럼’이라는 자동차관련 스타트업 협의체에서 친분을 쌓아오다가 사업 방향에 니즈가 맞아서 합병을 결정하게 됐다. 동종 업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합병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시너지에 확신이 있었다.

- 먼저 카랑의 서비스 가운데 ‘스마트 관제’라는 서비스가 특이한 거 같다. 이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박종관 공동대표 : 스마트관제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모품 교체 뿐만이 아닌 긴급으로 발생하는 차량문제까지 종합 모니터링 및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관제 프로세스의 불편사항(출장정비서비스를 포함한 지역별, 작업별 입고정비점 배정 및 정산, 작업 이력 관리 등)을 최적화해 고객과 작업자가 IT시스템으로 상호 소통이 쉬워지게 한 서비스다.

- 카랑의 B2C 출장정비 서비스 ‘카수리’는 어떤 서비스인가?

이대형 공동대표 카수리는 고객이 정비소에 직접 찾아가는 불편함 없이 전문 정비사가 집, 회사 등에 직접 찾아가 자동차 엔진오일과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앱 기반 서비스다. 기존에 고객들이 차량정비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불편사항들을 개선했다. 과다청구 없이, 카수리 정비 매니저에게 차키만 주면 일사천리로 차량정비 서비스가 진행되며 서비스 완료 이후에는 교체사진을 포함한 정비보고서까지 전송한다. 원하는 시간, 방문장소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으며 교환주기가 도래했을 때의 알람전송 등을 통해 편리하게 내 차량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 아직 출장정비를 모르고 로컬 카센터를 이용하시는 고객들이 많아 보인다. 카랑만의 차별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대형 공동대표 카수리 출장정비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정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님들은 업무 중 사무실 주차장에서 서비스를 받아 바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과다청구나 과잉정비에 대한 불신 없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입차 고객님의 경우에는 직영 정비소 대비 2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장정비가 가능하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외부활동을 최소화하고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저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자동차 출장정비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박종관 공동대표 : 먼저 서비스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좋은 서비스와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출장정비 시장과 카수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서 ‘자동차 정비도 출장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소비자들의 인식을 확대시키는 것도 시장 선두주자의 과제이자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출장 매니저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창업을 하고 싶은 수요도 있을 텐데.

이대형 공동대표 : 저희는 3년 이상의 정비이력을 가진 정비사를 매니저로 채용하고 있다. 3주간의 OT를 거쳐 카수리 서비스 과정을 습득한 이후에 고객 응대에 투입시키고 있다. 저희 상품 후기를 보시면 특히 매니저들의 친절도에 대한 칭찬 후기가 굉장히 많다. 월 2회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응대 매뉴얼을 개선하고, 매니저들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들으며 불편사항도 해결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또한 경력이 쌓인 매니저에게는 소자본으로 카수리 가맹점 사장으로써의 창업 기회를 제공한다. 그 일례로 우수했던 3명의 매니저는 가맹점 사장으로써 특정 지역에 대한 정비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창업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본사 주문 인입을 통한 안정적인 월수입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수리 가맹점으로써의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정비사들의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최근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55억원의 시리즈A 단계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이대형 공동대표 : 카수리 출장 정비 서비스가 작년에 2000명 대상으로 만족도 평가 점수 중 만족, 매우만족 한다는 평가가 99.6% 나왔다. 매우 불만족, 불만족 점수가 전체 0.5% 나왔다. 물론 출장 엔진오일, 배터리 서비스에 많은 준비를 하고 출시를 했지만 고객들한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정도로 고객들이 만족하고 니즈가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고객들의 후기를 보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고, 그와 동시에 더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분들에게 필요로 하고 사랑 받는 서비스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타트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박종관 공동대표 : 스타트업은 기존 시장의 문제점 중에서 큰 기업이 사업성이나 속도 때문에 시도하거나 풀지 못하는 니치마켓을 작은 기업만의 장점인 빠른 대응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어렵지만 꼭 풀어야할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신념으로 버티며 정진해나가는 ‘그릿(GRIT·투지) 정신’과 시장과 고객의 반응에 빠르게 반응해 사업의 방향성을 기민하게 ‘피벗(Pivot·중심)’해 가야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카랑의 최종적인 목표, 10년 후 모습이 궁금합니다.

박종관 공동대표 : 현재 카랑은 출장 정비서비스 ‘카수리’를 필두로 찾아가서 차량관리를 해드리는 ‘내차 왕진의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에 기반해 쌓인 고객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B2B, B2C 고객 모두 차량관리 전체를 믿고 맡길수 있는 ‘내차 주치의’ 즉, 토탈 차량관리 솔루션이 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