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골칫덩이로, 제트엔진·터빈사업 강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알짜배기 사업 부문 가운데 하나인 GE캐피털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GE는 과거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수년째 그룹 해체에 가까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GE2018년에 그룹 절반을 정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고 같은 해 다우존스 30 지수에서 퇴출됐다.

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310(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GE는 다시 전력생산용 터빈, 항공기 제트엔진,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제조업체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며 보험 등 GE캐피털의 나머지 사업도 정리할 구상이라고 밝혔다.

GE가 이날 GE캐피털 항공서비스를 경쟁사인 에어캡 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매각 금액은 약 300억 달러(343000억원), 거래는 15개월 뒤 최종 완료된다. GE는 매각 금액을 현금 240억 달러(274000억원)와 게카스·에어캡 합병사 지분 46%로 받기로 했다. 합병사 지분 가치는 6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직원 400여명은 합병사가 승계하고, 항공서비스 순자산 약 340억 달러도 합병사에 넘기게 된다. 컬프는 에어캡에 항공서비스를 매각해 부채 일부를 갚고, 나머지 GE캐피털 사업도 정리할 전망이다.

항공기 리스 사업부문인 항공서비스는 GE캐피털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사업 부문이다. 지난해 GE캐피털 매출 725000만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항공서비스를 빼면 전력업체들이 GE 터빈, 풍력터빈을 살 때 구입 대금을 융자해주는 소형장비 리스 사업부문과 GE에 오랫동안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전통있는 보험사업 부문만 남게 된다.

그러나 항공서비스 매각과 GE캐피털 사업 정리에 관해서는 신용평가사별로 평가가 엇갈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를 악재로 판단해 GE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겠다고 밝혔다. 반면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GE의 전반적인 금융 리스크가 높아지지는 않았다면서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가는 하락했다. 지난해 107달러 미만 수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GE 주가는 이날 장중 6% 폭락해 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한편 GE가 정리하겠다고 시사한 GE캐피털은 한때 그룹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밥줄 역할을 했다. 자산 규모가 6000억 달러에 달하던 시절에는 미국 최대 대부업체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며 대형 은행들과 경쟁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GE캐피털은 GE의 최고신용등급을 활용해 폴란드,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부동산담보대출, 장기 의료보험, 발전소 건설비 융자 등의 사업도 꾸렸다. 전성기에는 GE 순익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회복 불능의 손실을 입으면서부터 모기업인 GE가 자금을 지원해야만 겨우 생존 가능한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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