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기로에 선 면세점

면세점은 코로나 시대에 고난의 길을 가고 있다. 공항에 여행객이 급감했고 매출은 반토막을 넘어 반의반 토막까지 날 지경이다. 정부가 급한 불을 끈다고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지만, 소비가 받춰주지 않으니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에서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3월말까지 철수한다. 그 자리를 신세계, 현대백화점, 경복궁 면세점이 임시로 채우게 된다. 그것도 롯데와 신라가 쓰던 전체 공간을 채우는 것도 아니다. 일부 공간만 입점하기 때문에 남은 공간은 공실이다. 면세점 업계의 최강자인 롯데와 신라가 철수하면서 일자리 문제도 생겼다. 600명이 넘는 직원 가운데 승계되는 직원은 150여명 가량이다. 나머지 인력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5000억원 가량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38% 줄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HDC신라 등 상위 5개 면세점의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354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 4502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면세점은 코로나 시대에 고난의 길을 가고 있다. 공항에 여행객이 급감했고 매출은 반토막을 넘어 반의반 토막까지 날 지경이다.

올해 1월 면세점 방문객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적은 34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242만명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직전이었던 지난해 1월 약 384만명이 방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90%이상 급감한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앞으로 더 극심해 질 것이다. 가장 두려운 부분은 소비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다. 코로나19는 비대면으로 대표되는 소비트렌드를 일상생활에 정착시켰다. 그래서 최근 산업계는 면세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태도가 규제에서 보호·육성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간 면세사업권에 있어 신규 사업자를 확보하면서 정부는 국내 경쟁을 심화시켜 왔다. 이유는 독과점을 막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신규사업자였던 두산과 한화 마저 면세사업에서 손을 뗄 정도로 시장은 열악하다. 이와중에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도 맞고 있다. 면세점 사업이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주목받은 사업이었지만, 코로나 시대엔 가장 취약한 업종이 됐다. 글로벌 경쟁산업인 면세사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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