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도전장, 아이폰 이어 협력 유력

애플 아이폰의 최대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공동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폭스콘이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애플의 전기차 모델인 애플카생산을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4(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폭스콘과 피스커는 이날 연간 25만대 이상의 차량을 공동 생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올해 2분기에 공식 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생산한 전기차는 피스커의 두 번째 전기차 모델로 2023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북미, 유럽, 중국, 인도 등에서 판매될 전망이다.

헨리크 피스커 최고경영자(CEO)는 폭스콘이 미 위스콘신에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초기 생산이 미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피스커가 전기차 디자인·설계를 담당하고, 폭스콘은 이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생산 능력은 애플카 생산 후보로 꼽히는 폭스콘에게 중요한 문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친환경 차량 지원과 동시에 미국산 제품을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카 관계자는 지난달 3일 미국 경제매체 CNBC를 통해 애플이 차량을 만든다면 북미에서 생산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 확대를 예고한 만큼 애플 역시 정책 혜택을 받기 위해 사업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스커는 2016BMW와 애스턴 마틴 출신 차량 디자이너 피스커가 설립한 전기차 업체다. 내년 말 첫 독자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션을 생산할 계획이다. MOU 소식이 전해지자 피스커 주가는 2439% 가까이 급등한 2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아이폰의 최대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공동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한편 지난해 폭스콘은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폭스콘은 지난1월 중국 완성차 업체 지리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가 5050 비율로 출자한 합작사는 고객사 주문을 받아 완성차를 비롯해 부품, 스마트 제어시스템 등을 제작해 납품할 계획이다. 애플 아이폰을 대신 조립·생산하는 것처럼 앞으로 전기차도 위탁 생산 주문을 받겠다는 것이다.

지난 220일 폭스콘 모회사인 훙하이 정밀공업의 류양웨이 회장은 올해 4분기에 경량 전기차 2종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폭스콘이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애플카를 생산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애플은 현대자동차,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애플차 생산을 협상했지만 별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애플과 협력이 수월하다.

다만 폭스콘과 협력한다 해도 애플카 생산 시점은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애플카 프로젝트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전기차 개발 작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므로 출시까지는 적어도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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