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런 정찬 모임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다루기는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안내원에게 점잖게 테이블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아 무리 없이 주문까지 성공했는데, ‘도구’가 다소 생경하다고 여기서 다시 긴장할 수는 없다. 이제 본격적인 테이블 매너로 들어가서 ‘도구’를 능숙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일단 냅킨 이야기부터 할까 한다. 냅킨은 전원이 자리에 착석한 뒤, 첫 요리가 나오기 직전에 펴는 것이 좋다. 냅킨을 펼 때는 테이블 위에서 ‘터는 듯’ 펴지 말고, 조용히 무릎 위로 가져와 펼친 후 반으로 접어서 놓는다. 식사 전에 기도를 한다거나 건배를 할 경우, 이것이 끝난 후에 펴는 것이 매너이다.
냅킨을 펴고 요리가 나오면 포크와 나이프를 잡는다. 우선 테이블에는 요리를 중심으로 우측에 나이프, 좌측에 포크가 사용하는 순서에 맞춰 놓여있다. 때문에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차례대로 사용하면 된다. 몇 가지만 주의하면 되는데, 이를테면 좌측의 나이프정렬 가장 바깥쪽에 스푼이 있다면 그것은 스프 스푼이다. 그리고 전채요리로 생굴이 나올 경우는 접시에 포크가 따로 얹어 나온다. 식탁에 놓이는 포크와 나이프는 보통 3개씩이고 그 이상의 요리를 먹게 되면, 요리가 나올 때마다 포크와 나이프가 따라 나온다.
포크와 나이프는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를 불문하고 오른손에 나이프, 왼손에 포크가 원칙이다. 그렇다고 포크를 오른손에 옮겨 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포크를 오른 손으로 옮겨서 요리를 먹으면 된다.
만약 식사도중 냅킨이나 포크 혹은 나이프가 바닥에 떨어지면 자신이 줍지 말고, 웨이터가 처리하도록 한다. 그러나 같은 식탁에 앉아있는 여성이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남성이 재빨리 주워서 웨이터에게 교체를 요청하는 것이 매너이다.
마지막으로 요리를 다 먹은 후에는 나이프(오른쪽)와 포크(왼쪽)를 나란히 해서 접시의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히 걸쳐놓는다. 이때 나이프 날은 안쪽을 향하게 한다. 식사를 잠깐 멈출 경우는 포크와 나이프 끝 부분을 접시 테두리에 걸쳐서 팔자(八)형으로 놓거나, 접시 위에 ‘X’자형으로 놓는다.
정찬 식사 중에는 누구든지 왕족이나 귀족이 된다. 그러나 권리에는 어김없이 의무가 따라붙는다. 웨이터의 시중을 받으며 우아하게 식사를 하되, 주위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테이블 매너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약속이다.
하미연기자
shon@kfsb.or.kr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