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 맞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진두지휘
광고·디자인 맡아 카카오 수익 견인
연결·소통 넘어 ‘의미있는 관계’선언
신산업·해외진출서도 독보적 성과
커머스 생태계 혁신 끊임없이 고민
비대면 세상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

카카오톡이 세상에 출시된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 10년 동안 정말 많은 게 바뀌었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앱이 바꾼 풍경은 설명을 더할 필요도 없다. 일상을 디지털화로 바꾼 플랫폼으로 카카오톡이 거듭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신분증과 자격증, 증명서를 보관·관리할 수 있는 지갑서비스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서 콘텐츠와 상품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온다.

지난 18일 열렸던 카카오의 ‘if(kakao)2020’ 컨퍼런스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날 컨퍼런스는 사실상 10주년 행사나 마찬가지였다. 행사의 주제는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이었다.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갈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자리였다. 이날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로 일상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카톡이 지난 10년 동안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좀 더 나를 잘 표현하고 이를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드는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결과 소통은 카카오의 지난 10년을 요약하는 말이라면, ‘의미 있는 관계는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갈지에 대한 키워드다. 앞서 말한 카카오톡에 개인의 모든 정보 문서와 증명서를 담는 지갑을 만들겠다는 건, 실물 지갑이 필요 없는 디지털 세상을 선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평생 분실 걱정없는 지갑 보편화

이미 현실적으로 카카오톡의 전자 지갑에는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이 가능하다. 이어서 카카오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카카오톡에 담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범적이긴 하지만 연세대 모바일 학생증, 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증이 추가될 예정이다. 다양한 단체와 기업들이 요즘 카카오와 파트너십을 체결 중이다. 카카오톡 지갑이라는 거대하고 디지털화된 세상에 들어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카카오톡 지갑은 10년 전 카카오톡이라는 생소한 무료 메신저의 등장에 준하는 파워를 보여줄 수도 있다. 일단 지갑은 개인의 모든 것을 담는 상징적인 물건이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지갑을 잃어 버리면, 경제활동은 일시 멈춤이다. 반면 카카오톡 지갑은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그건 디지털화됐다. 그래서 카카오톡 지갑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평생 바꿀 일도 잃어버릴 일도 없는 지갑이 우리에게 보편화된다는 사실 말이다.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 지금도 일정 부분 서비스하는 내용이다. 카톡 안에서 창작자가 뉴스·미디어, 음악, 게시글,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창작해 유통하면 이용자는 관심사에 따라 구독하게 한다. 그 콘텐츠 서비스라는 게 지금과는 다르게 완전히 개인 사용자환경(UI)에 맞춰 설정된다.

조수용 공동대표는 ‘if(kakao)2020’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 세계의 모든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입니다. 후원 혹은 월정액 등 다양한 유료 모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말은 월정액이다. 결국 서비스되는 콘텐츠가 무료인 듯 보이지만, 양질의 상품은 구독을 해야 한다.

당장 지난 19일부터 상품구독 서비스가 카카오톡을 통해 시작됐다. 카톡 안에서 렌털, 정기배송 등의 방법으로 상품을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톡을 통해 김치냉장고, 안마 의자, 화장품, 가구, 식품, 청소대행, 자동차 등을 렌털, 정기배송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걸 자기를 위해 쓰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 지갑이 열리게 되고 결제가 이뤄진다. 상품 구독 플랫폼과 모바일 메신저가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카카오의 야심찬 10년지대계가 우리의 일상을 하루 아침에 180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이미 우리가 디지털화된 일상에 익숙해져서다. 불과 10년전만해도 문자 메시지는 유료 문자였다. 무료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카카오톡은 국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자동차를 집 앞으로 부를 수도 있고, 내일 아침 7시에 먹을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다. 또 라이브 방송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수도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이미 우리는 디지털인()이란 걸 입증하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와 소식이 모바일을 통해 소비되고 있다. 카카오가 10년전 그 출발선에 있었고, 이제 다음 10년의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10년 동안 카카오는 혁신 플랫폼의 선도자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비대면 세상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카카오는 지난 10년 동안 비대면 서비스의 승자였다. 그러니 다음 10년의 선도자도 카카오가 될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5000만명 내수시장에서 비대면 서비스만으로 이런 스코어를 내는 기업은 앞으로도 없고, 그 기록을 깰 자는 카카오가 유일할 것이다.

도대체 카카오는 뭘로 돈을 버는 걸까? 10년 전 무료 메신저를 들고 나올 때 언론과 대중은 궁금해 했다. “무료로 서비스를 사용하면 카카오는 뭘 먹고 사나?” 그건 플랫폼 사업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궁금증이었다. 그 무료 문자 메신저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이후 카카오톡은 광고와 전자상거래(커머스) 사업이라는 수익사업을 펼쳤고 그게 현재의 카카오의 주 수입원이 됐다.

 

모빌리티·페이 사업도 파란불

돈을 버는 카카오를 만든 장본인은 조수용과 여민수 공동대표다. 두 사람은 예전에 NHN(현 네이버)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근무했던 인연으로 지난 2018년 카카오 최고사령탑으로 발탁됐다. 처음 카카오는 이석우·최세훈 전 공동대표가 맡았고, 2CEO는 임지훈 전 대표라는 30대의 젊은 경영자가 이끌었다. 조수용·여민수 대표는 카카오 시즌3’의 주역이다.

2018년 카카오의 최대 숙제는 돈을 버는 것이었다. 돈을 버는 카카오를 만든 1등 공신은 단연 카카오톡 내 광고판 사업인 비즈보드. 카카오톡을 열면 상단 등에 노출되는 광고인데, 이게 별거 아닌 거 같지만 3분기에만 비즈보드에 광고하겠다는 광고주가 누적 12000여곳이었다.

비즈보드는 여민수 대표의 작품이다. 그는 오리콤과 LG애드를 거친 광고 전문가 출신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의 광고 매출이 부진한 것을 돌파하고자 20169월 그를 카카오의 광고사업 부문 총괄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한다. 현재 카카오의 광고 매출은 하루 평균 10억원이다. 우리는 잘 인식하지 않고 사용하지만 이미 카카오톡은 국내 최고의 광고판이 됐다.

조수용 대표는 수익사업 활동이 노골적이지 않게 디자인하는 전문가다. 비즈보드는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채팅창에 광고가 노출되면 사용자들이 불쾌해 할까 걱정했다고 한다. 이걸 잘 브랜드 디자인한 게 조수용 대표다. 조 대표는 1999년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거쳤고 2003년부터 NHN의 디자인 업무를 총괄했다. 조수용 대표의 역작은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이다. 네이버 판교 사옥을 가면 특이한 디자인의 그린팩토리가 있는데 이 역시의 그의 손을 탔다.

카카오는 신사업과 해외 진출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주력 수입원인 커머스 부문에서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지난 5월 베타서비스 시작 후 한 달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로 대표되는 거래형 커머스사업 부문도 지난해 3분기 대비 68% 성장했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카카오페이지 등의 거래액이 14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83% 성장한 수치다.

카카오는 해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해외 진출 선봉장인 카카오재팬 픽코마가 있다. 이 회사는 만화와 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9월 기준 구글플레이의 전 세계 만화·소설앱 중 매출 1위다. 거래액만 약 1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우리가 한번쯤은 사용해 봤을 모빌리티, 페이, 콘텐츠사업도 그린 라이트를 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수를 13000대까지 늘렸다. 카카오페이는 거래액만 179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대비 102%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비대면 결제가 늘어난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도 있다.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 406억원을 거두며 상반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렇게 광고와 커머스에 이어 콘텐츠, 모빌리티, 금융 등 대부분의 주요 사업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아주 독창적인 카카오 생태계가 구축됐다. 생태계는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강력해진다. 영상 시대에 발맞춰 카카오TV도 준비 중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한다.

여민수 대표는 ‘if(kakao)2020’ 컨퍼런스에서 카카오커머스는 럭셔리,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커머스 생태계에서 어떤 혁신과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성장 가능성은 조수용과 여민수 대표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2022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는 데에도 있다. 두 공동대표야 말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10년지대계를 이끌 적임자이자, 전략가가 아닐 수 없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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