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약 300평 규모의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은 이른 아침인 8시부터 열띤 상담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미국에 본사를 둔 록히드마틴사와 온라인 화상으로 만나 자사 기술을 설명하고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마친 중소기업은 바이어가 관심을 보인 제품의 상세자료를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코로나시대를 맞아 중소기업의 새로운 수출활로 모색을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개최한 ‘K-Business Day 온라인 화상 수출상담회에서의 일이다.

코로나19 펜데믹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람과 사람간의 대면 접촉을 한순간에 제한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무엇보다 무역의존도가 83%에 달하는데 해외바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마케팅 수단인 해외전시회와 수출상담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원천 차단됐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던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것은 수출실적이 2분기 마이너스 13.6%에서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는 것이다. K-방역제품 등 비대면 트렌드 유망품목의 수출 증가와 함께 온라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비대면(언택트) 수출이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온라인 수출의 급증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도움이 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수출유관기관들과 손잡고 온라인 화상상담회 개최, 해외전시회 비대면 참가지원, 해외 온라인몰 입점 지원, 라이브커머스 추진 등 비대면 방식의 다양한 해외마케팅 지원을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중기중앙회도 뷰티·미용, 소비재 및 소부장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온라인 화상 수출상담회를 개최하고 있고, 해외전시회와 수출상담회 참가를 지원하는 수출컨소시엄 사업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대체해 운영하고 있다.

물론 비대면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의 한계도 있다. 해외바이어에게 직접 제품을 보여주고, 기술을 시연하는데 제약이 따르다 보니 온라인 수출이 비교적 용이한 트렌드 소비재 품목이 중소기업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이해나 장비, 기자재 등의 해외 현지 사전설치, 시범 운영 등이 필요한 산업재 수출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해외마케팅 방식으로 지원제도 보완이 요구된다.

지난 9월 정부에서는 비대면·온라인 수출지원 세부과제를 발표했고, 중소기업계도 힘을 모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비대면 중소기업 육성 민간협의회를 출범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기회, 중소기업의 수출체질 개선을 위해 민관이 뜻을 모아 비대면 해외마케팅 시대를 준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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