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이 아름다운 계절이 되면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명소가 정해져 있다. 그중에서 충남 홍성과 보령의 경계에 있는 오서산(740m)이 억새지로 알려진 지 오래되지 않았다. 몇 해 전부터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억새 군락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가을 억새와 함께 광천의 토굴 새우젓과 남당리 대하와 일몰을 연계하는 여행지로 묶을 수 있으니 가을 여행지로 손꼽을 수 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은 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행이 즐거워진다. 광천 나들목을 빠져나오면서 우선 찾은 곳은 중앙시장통의 새우젓 시장이다. 광천에서 나는 새우젓의 특징은 토굴이다. 토굴이 젓갈을 삭히는데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인기를 누리는 특산품이다. 중앙 시장통은 물론이고 옹암리의 옹암포에 여럿 있다. 옹암리에는 폐광을 이용한 토굴이 여럿 있다. 시장 안의 새우젓 코너도 예전만큼 풍요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이 시장이 좋은 것은 밥값이 싸고 맛있다는 점이다. 조식을 해결하고 김밥을 준비하려고 시장통을 들어갔다가 우연히 첫 번째 취재때 안내를 받았던 낯익은 얼굴을 만난다. 오서산 산행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안내자를 붙여준다는 것이다.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고 안내인이 있으면 무거운 등짐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선뜻 응한다. 이곳 토박이는 산행은 생각지 못한 듯 평상복을 입고 나섰다. 구두를 신은 채. 다소 걱정이 되지만 괜찮다는 말에 함께 동행을 하게 된다.
오서산은 충청남도 보령시 청소면, 청라면, 청양군 화성면, 홍성군 광천읍, 장곡면에 걸쳐 있다. 산행 들머리는 상담마을 주차장. 인파가 많을 때는 차량 통제를 막는다는데 길은 정암사라는 절집까지 자유롭다. 정암사는 넓지 않은 공간에 옹기종기 들어앉은 새로 지은 건물 들. 비록 건물들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백제 무왕때 창건된 유서 깊은 절이란다. 고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수령 오래된 고목들과 커다란 괴목인 느티나무다. 이곳부터는 본격적으로 산행을 해야 한다.
절 오른쪽 산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가뭄에 먼지가 풀썩거릴 정도지만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은 육산. 활엽수에는 적당히 울긋불긋 단풍도 들었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가파르다.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간간히 뒤돌아보면 환하게 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도 있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평평한 기암도 만난다. 40-50분 정도를 쉬지 않고 오르면 멀리 산정부에 억새 군락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군락지 입구에는 팻말이 나서는데 팻말까지 거리가 1.4km. 올라오는 힘겨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거리다. 이 팻말에서 정상까지는 1.3km. 중간에 오서정이 들어 앉아 산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했다. 앞이 환하게 트여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광천읍내도 한눈에 조망된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기암들이 있는 것이 특색이고 무엇보다 앞이 트여 시원하다 그리고 바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예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아 오서산이라 불려졌다 하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서너 마리 까마귀가 날아든다.
이곳을 기점으로 하산길은 여러 군데로 나뉜다. 오던 길로 내려오는 사람들은 아마도 정암사 주변에 주차한 사람들일 듯하다.
■대중교통 : 장항선 광천역에서 불과 4㎞의 거리에 있어 열차를 이용해 산행하기에도 편리하다. 교통이 편리한 편이어서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
■자가운전 : 서해안 고속도로~광천 나들목~광천읍내에 팻말이 잘 되어 있다.
■별미집과 숙박 : 한일식당(041-641-2421), 이웃집 굴 칼국수(041-641-3178) 등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다. 또 홍성은 한우가 유명. 질 좋은 고기를 맛볼 수 있으며 남당리 쪽에서는 회와 대하가, 겨울철이면 천북면 굴 구이가 있다. 숙박은 오서산자연휴양림(041-936-5465)이나 광천읍내 이용. 토굴 젓은 서연새우젓상회(041-641-3457), 제일새우젓상회(041-641-3456) 등을 비롯해 수십 개가 밀집되어 있다.
특히 서연은 넉넉한 인심으로 인근 주민들의 단골지로 손꼽힌다. 또 지금의 독배라는 지명의 옹암포구쪽에는 토굴에서 처음으로 새우젓을 팔기를 시작했던 신광상회(041-642-9609)를 비롯해 여럿 있다.

◇사진설명 : 오서산은 몇 해 전부터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억새 군락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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