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신인도 재확인…선진국·유사국가 대비 경제성장률 양호 전망
급속한 재정적자 증가·불안한 남북관계는 신용등급 개선 걸림돌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 tch·사진)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다만 높은 부채 수준은 재정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고 기획재정부가 지난 7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난 9월 컨퍼런스콜 협의를 반영한 결과다.

피치 기준으로 AA-4번째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의미한다. 영국, 홍콩, 벨기에, 대만 등 국가가 AA- 그룹에 속해 있다.

최고등급인 AAA에는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 10개국, 다음 등급인 AA+에는 핀란드 등 3개국, 그 다음인 AA등급에는 프랑스 등 5개국이 포진해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줄하향하고 있다.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한 사례가 올해 들어서만 107개국, 211건에 달한다.

영국과 캐나다는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갔고, 미국과 일본은 등급 전망이 최근 하향조정된 바 있다.

이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서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면서, 피치의 신용등급 유지와 같은 국제사회의 평가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정책 대응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피치는 한국에 대한 이번 국가신용등급평가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완만한 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아래서 양호한 대외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 재정 여력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성장과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효과적인 코로나19 정책 대응을 통해 주요 선진국과 유사 등급(AA) 국가 대비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1%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이 속한 AA등급 국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인 -7.1%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피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의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사실을 언급했다.

고령화로 지출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높은 부채수준은 재정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계부채 상환능력과 은행 건전성은 현재 양호하나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남북관계에 대해서 지난 6개월간 외교적 노력은 답보 상태이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악화됐다고 평가하면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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