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서도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도 만들며,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놓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올해 추석은 우울하다. 코로나 재확산을 우려한 방역당국의 권장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함께 역대 가장 힘겨운 추석 명절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07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상황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67.6%가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43.6%에 비하면 무려 24%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자금 사정이 나빠져 추석 상여금(현금)을 지급할 예정인 중소기업은 47.3%에 머물렀다. 역사상 가장 긴 장마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급감의 영향이 크다.

이에 정부는 7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민생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중소기업의 유동성 공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지원에 나섰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폐업의 위기에 직면한 집합제한업종에는 150만원, ‘집합금지업종에는 200만원을 추석 이전에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1일 개최된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85조원 규모의 추석 지원자금을 대출과 보증 방식으로 공급한다고도 밝혔다.

매출이 급감하면 가장 시급한 게 유동성 확보다. 국민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은행 차입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이미 받은 은행 대출이 많다는 이유로 불가피한 신규대출을 거절한다거나 만기도래 대출 연장시 일부 상환을 요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기업의 책임이 아니다.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매출감소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추가 대출을 안 해주면 기업은 쓰러지고 은행은 기존 대출마저 떼이게 돼 부실이 증가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한 대출집행을 독려하고, 일선 창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추석은 선물 보따리나 상여금 보너스가 줄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명절나기가 팍팍해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우리 속담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가족 모두 어려움은 잠시 잊고 행복한 추석 연휴를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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