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Z 인사이트]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원만으론 한계, 큰 정책 절실
언택트로 산업 패러다임 이동
4차 산업혁명도 제조가 기본
중소기업이 신성장엔진 중심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코로나의 위세가 대단하다. 경제가 버틸 재간이 없다.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최악의 경우 -7.6%로 예상했다. 유로존은 두 자릿수 역성장을 전망했다.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은 마찬가지지만, OECD 회원국과 G20 중에서 가장 작은 수준이다. 효과적인 방역 덕을 톡톡히 봤다. 그리고 재난지원금은 적절했고, 유효했다. 그래서 경제위축이 제한적이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코로나가 잡힐 것 같지 않다. 확산세가 한풀 꺾이나 싶었다. 급기야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쏟아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확산을 늦출 뿐 막을 순 없을 것 같다. 모든 게 움츠러들었다. 아니 멈춰 선 느낌이다. 지금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다. 예상할 수 없기에 더 두렵다. 확신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다.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한국경제에 위기라 불렸던 시기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다. 중소기업은 위기에 약하다. 늘 부족했던 자금은 씨가 말랐고, 가족 같던 직원은 곁을 떠났다. 수많은 중소기업이 쓰러졌다. 정부는 부랴부랴 각종 지원을 쏟아 부었다. 그래서 세상은 중소기업이 경제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위기 탈출의 중심은 중소기업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자영업 창업으로 다시 일어섰다. 여기에 벤처 창업이 붐을 이뤘다. 벤처는 한국경제의 숨통이었다. 자영업과 벤처 창업은 모두 중소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자영업 창업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우리는 창업을 통해 경제가 죽지 않고 살아 움직인다는 경제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집중한 선제적 확장정책도 꽤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동반성장이 정책의 흐름을 바꿨다. 동반성장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돌파구는 수출이었다. 코로나는 세계경제 자체가 침체했기에 수출 대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지금은 일단 지원에 집중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꼼꼼하게, 빈틈없이, 빠르게지원함을 내세운다. 긴급경영안정자금부터 고용안정까지 지원하며, 국세와 지방세는 물론 관세까지 혜택을 준다. 여기에 재난지원금까지 스며들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과거의 두 차례 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자영업 창업의 증가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창업은 일자리 창출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그러니 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중소기업 숫자는 늘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시기다. 그러나 자영업은 버티면 다행이고, 성장은 어렵다. 결국 위기 이후 지원의 수요만 늘 뿐이다. 둘째, 위기 탈출의 돌파구는 정책이다. 지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외환위기 때 벤처처럼, 금융위기 때 동반성장처럼 큰 흐름을 바꿀 정책이 필요하다. 예산을 쏟아 부어도 목표가 뚜렷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언택트로 이동 중이다.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자본이 속도를 결정한다. 중소기업은 절대 자본을 이길 수 없다. 독일 기업이 5조 원을 들고 한국의 배달 시장에 진입했다. 소상공인이 흘린 땀은 자본이 차지한다. 정부의 지원도 자본이 주도하는 시장의 속도를 쫓기는 어렵다.

제조업 혁신이 돌파구다. 언택트 산업도, 4차 산업혁명도 제조가 기본이다. 중소기업이 있기에 한국의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혁신을 보태면 위기 탈출의 돌파구이자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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