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비전’ 이사장에게 듣는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장낙전이사장
조합이 온라인 정보교육 주도…디자인·캐릭터 특화 등 필요
상품 구성시 지역특성 고려를…통합 물류센터 설치 ‘급선무’

장낙전 이사장
장낙전 이사장

1980~90년대 문구점은 등교 시간에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준비물을 구입하고, 하교시간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제공하는 작은 공간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고 문방구도 변화를 거듭했다. 최근 문방구는 오피스 사무전산용품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의 확대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형태로 발전했다. 그중 하나인 드림디포를 운영해 온 장낙전 대표가 지난 7월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포스트 코로나라는 기로 앞에 섰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거대한 파고가 일고 있지만 장 신임 이사장은 위기보다 기회를 먼저 언급했다.

많은 업계가 그렇듯 문구유통업도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죠.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예정된 신학기 준비 물품들이 제고로 쌓였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사무용품들의 수요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중심으로 꾸려가던 문구유통업계에 온라인 유통이라는 변화를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조합원은 그동안 온라인 유통 강화에 꾸준히 대비해 온 결과 상대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의 노하우를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켜 많은 조합원에게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 문구유통업계가 온라인 유통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력·시설·자금 등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에 장 이사장은 온라인 유통 전문업체와 연계 등을 통해 온라인 유통 도입을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장낙전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핵심은 결국 인력입니다. 오프라인 유통은 매장에 1~2명의 직원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했지만 온라인은 상품에 대한 데이터 운영 및 게시, 응대, 배송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야하는데 관련 지식을 쌓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죠. 조합에서 나서 온라인 분야에 대한 정보교육을 실시하고, 전문 교육업체와 연계해 세밀한 지원을 한다면 보다 많은 조합원의 온라인 유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 이사장은 온라인 유통 외에도 제품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언급했다. 이 같은 소비트렌드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의 가치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갖고 싶은 물건을 위해서는 몇 시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단돈 2000원짜리 물건을 집에서 받기 위해 2500원의 배송료를 지불하고 사기도 하죠. 이처럼 최근 유통시장에서는 어떻게 판매하느냐만큼 무엇을 판매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상품을 안정적으로 유통하는 시장에서 벗어나 디자인이나 캐릭터가 특화되거나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된 문구제품을 다양한 유통망으로 공급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유통시장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장 이사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도 편의점 등의 유통매장과 견줄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상품 구성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최근 동네 철물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그 영역을 문방구가 대체하기도 하고,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각종 생활용품이나 식음료 등도 함께 취급하며 지역 상권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은 천편일률적인 매장이 아닌 해당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매장으로 꾸려간다면 지역 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 이사장은 유통업계 전반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통업 발전이 필수적이지만 정부의 유통업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제조업체와 비교하면 제조업에는 시설지원금, 취득세 등을 지원하지만 유통업체는 이와 비슷한 규모의 장비설치가 필요함에도 세금이나 시설자금을 지원받지 못합니다. 아마존 같은 유통업체들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통합물류센터설치등의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마련이 필요합니다.”

장낙전 이사장이 드림디포 물류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낙전 이사장이 드림디포 물류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은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은 19857월에 설립돼 한국문구산업의 핵심축인 유통분야를 담당하는 전국 200여 대형 문구유통업체를 조합원사로 조직됐다. 문구유통산업의 최일선에 있는 조합원들은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조합은 이들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증대를 위한 공동구매사업과 문구업계 대변 단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기관지한국문구저널을 창간해 경영 정보를 제공하며, 문구유통업 발전을 위한 대 정부 건의 및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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