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증권사에서 요즘 가구업체 한샘에 대한 기업 리포트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실적이 날아오르자, 호평 일색입니다. 리포트 제목만 추려 보면 주택 Stock market의 대장주’ ‘즐거운 서프라이즈’ ‘강자의 귀환등 뭔가 일을 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샘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무려 230억원 달성했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172.3% 증가한 수치입니다. 동기 매출액도 25.9% 늘어난 5172억원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샘은 이미 업계 1위로 성장(매출액)이 정체됐다고 평가해 왔는데요. 그건 분기 매출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압니다. 20154분기 이후 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이번에(2분기에) 갱신한 겁니다.

한샘이 실적에 날개를 단 이유는 역설적으로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 시간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으니 가구 수요가 늘어난 상관관계가 형성된 거죠. 특히 온라인의 매출이 껑충 뛰었습니다. 2분기 한샘 온라인 부문은 작년 동기대비 35%가 늘었습니다.

가구만 바꾼다고 실적이 중장기적으로 좋아지는 건 아닐 겁니다. 가구의 교체 주기는 제한적이니까요. 또 생활공간에 들여놓을 가구수는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이번 한샘의 좋은 실적을 견인한 다른 한축으로 주택 리모델링을 이야기합니다.

한샘에서는 이를 리하우스라고 부릅니다. 리하우스는 욕실을 비롯해 창호, 바닥재를 바꿔주는 겁니다. 단순히 바꾼다는 게 아니라 집 전체의 인테리어 전 과정(설계, 견적, 시공, AS)를 토탈 패키지로 서비스하는 건데요.

코로나가 본격화된 지난 2분기 한샘의 리하우스 패키지 상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00% 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가구를 바꿔볼까?”라는 생각에서 집을 좀 바꿔볼까?”로 사고가 확대됐다는 겁니다.

덩달아 강승수 한샘 회장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승수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법무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95년 한샘으로 이직한 이후 25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며 한샘의 성장을 함께 일궜습니다. 그의 업적 중 대표적인 게 바로 한샘을 인테리어 중심의 유통기업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1997년 강 회장은 당시 30대에 한샘의 인테리어 사업을 총괄했는데요. 이때부터 스웨덴의 이케아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이케아는 물건이 아닌 공간을 파는 새로운 가구업체였습니다. 가구 자체의 퀄리티 향상에 집중하기 보다 수많은 가구를 어떻게인테리어할까를 제시해줬습니다. 강승수 회장은 당시부터 한샘이 제조사가 아닌 유통사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서울 방배도 한샘 본사 옆에 있는 1200평 규모의 전시장은 이케아 보다 먼저 한국에 오픈한 종합 인테리어 전시장입니다. 인테리어 사업을 계속 키워온 그는 2014년 경영을 총괄하는 기획실로 자리를 옮기고 2016년 기획실장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2019년말에 최양하 전 한샘 회장에 이어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섰습니다. 그러니 현재 한샘의 경영은 인테리어 유통사업이 핵심이 됐습니다.

리하우스는 한샘의 미래입니다. 이 사업의 매출을 키우기 위해 강승수 회장은 리하우스 쇼룸을 현재 23개에서 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단순 쇼룸만 늘리는 게 아니라 실제 리하우스와 관련된 2500명의 디자이너도 육성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부엌 가구를 비롯해 각종 자재를 상담하고 디자인하고 현장까지 감리하는 팀입니다.

강승수 회장은 요즘 숫자로 경영의 목표치를 곧잘 설명합니다. 그는 7년 안에 국내 매출 10조원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도 리하우스 매출은 5, 온라인 매출은 2조 나머지는 부엌 가구 브랜드(키친바흐), 특판 등입니다. 다른 숫자도 있습니다.

리모델링 기간은 소비자에게 상당히 민감한 일정입니다. 보통 2주 이상 걸리던 시공일도 5일 내로 줄인다고 합니다. 인테리어 유통업에 있어 국내 최고 전문가인 강 회장이 자신이 선언한 숫자에 맞춰 차근히 성공 퍼즐을 맞출지 기대가 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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