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무섭다. 현대사회에 들이닥쳤던 기존의 전염병과 다른 충격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명제를 내놓고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코로나19에 연결되고 있는 까닭이다. 대체로 부정적인 면이 많다. 변화란 심리적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지나온 시간보다 미래가 더 불안하다. 우리는 버틸 수 있을까.

한 달 벌어 한 달 먹는이라는 말은 소상공인의 공통적인 심리다. 매달 결산을 하고, 월급을 줘야 하고(급여기준도 하필 한 달이다), 문자 그대로 월세를 내기 때문이다. 한 달을 기준으로 살아간다. 코로나 사태로 몇 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 지나고보니 대략 2월쯤 타격이 오기 시작했으니 6개월, 즉 반년이 됐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정말 이 업계에 오고 있는 건 확실한 듯하다. 내가 일하는 외식업계는 아마도 이 정도 시점에서 좋게 말해서 구조조정이 되고 있다.

대면 접촉의 두려움으로 배달업이 성행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용절감 중에 인력 감축을 제일 먼저 시도하고 있다. 위기 국면에 소상공인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고용 부담을 줄이려는 길거리 바닥 업종의 의도는 장차 엄청난 태풍이 될 것이다. 실업급여나 각종 보조금으로 해소될 수준이 아닐 것이다.

이런 와중이니 인력 절감을 위한 몸부림도 커졌다. 한 예로, 비대면 주문 장치인 키오스크를 비싼 값에 설치하거나 적어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주들이 늘었다. 그러나 장비 값이 비싸고, 대면 주문이 갖는 기존의 이점도 있어서 대세가 될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고객 대면 접촉을 자사 마케팅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모 커피브랜드의 향후 태도가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진동벨 사용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육성 호출을 통한 대면 제공이라는 원칙을 고수해온 시장 지배적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 브랜드가 앞으로 비대면 주문장치를 도입하는가 하는 점이 외식업종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식업 현장의 중요한 화두 하나를 먼저 말씀드렸다. 다른 하나는 수도권 전철 막차 시간과 관련된 논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시점이라 이해되는 면이 있지만, 외식업 현장에서는 막차시간 1시간 단축이 큰 부담이 돼버렸다. 전철 막차가 당겨졌다고 해서, 영업시간도 한 시간 줄일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오히려 불황에 영업시간이 더 늘어나기도 한다. 영업 마감 후 귀가 비용이 버겁다. 서울시의 경우 시내에서 대략 11시 전에 지하철 막차다. 마감을 하고, 정리하고 이동하자면 맞출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식당과 술집의 구분이 없어서 야간에는 대부분 술집이 되는 외식업 현실에서 말이다. 더구나 한 테이블이라고 더 팔아야 버티는 판국에서. 결국 막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택시를 타야 한다. 일터에서 집까지 먼 경우는 큰 문제가 된다. 통상 왕복 출퇴근 시간이 두 시간 이상 되는 중장거리 통근자들이 많은 수도권에서 이는 여러 가지로 곤란한 지경을 만든다. 마감시간이 당겨지면 매출이 더 감소되고, 유지하자니 퇴근 비용이 기대 수입보다 더 나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지하철 막차 단축은 야간에 이동해야 하는 다수 노동자들의 불편과 소상공인의 부담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당초 기대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심화, 코로나 방역 관련 전철 종사 노동자의 피로 해소 등도 중요하겠지만 전체 시민의 어려움은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지 묻고 싶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