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G화학이 웬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바이오 혹은 언택트 관련 기업들이 아니면 주목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주식시장에서부터 LG화학은 최대 화두입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해 가면서 79일 현재 539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전통 화학기업이 왜 이렇게 관심을 받는 걸까요.

LG화학이 미래사업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건데요. 20173M 총괄책임 수석부회장을 거쳐 2019LG화학 부회장에 중용된 그는 취임 이후 경영난에 처한 LCD 사업을 정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고부가 기능성 중심으로 사업을 일대 전환했습니다.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 부회장이 투자한 분야가 배터리입니다.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투자에 38000억원이나 쏟아 부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해도 3조 가량의 투자계획을 잡았습니다. 공격적인 투자 행보인데요. 그만큼 신 부회장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매년 25%씩 껑충껑충 성장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2025년 전 세계시장이 18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비교일지 모르겠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2025169조원 규모로 추정하는데요. 자동차 배터리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서는 시장을 가질 거란 예측입니다.

LG화학이 이와 같은 황금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텐데요. 일단 기술력은 세계 Top입니다. 다만 아직 LG화학의 전략적 사업 비중에 있어 배터리가 낮긴 합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배터리 사업 비중은 201823%, 201929% 수준입니다. 신학철 부회장은 배터리의 비중을 2024년까지 60%로 늘리고 LG화학을 ‘LG 배터리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기업의 DNA를 미래산업으로 혁신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신 부회장은 전통적인 LG맨이 아닙니다. 1947년 설립 이후 그룹 외부에서 수혈된 최초의 CEO2019년 입성했는데요. 유명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그룹 변화의 핵심으로 신 부회장을 선택했었습니다.

그는 19843M 한국지사 평사원으로 시작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부사장을 거쳐 해외사업부문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았습니다. 지난 20년 넘게 미국 3M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인맥을 짱짱하게 구축했던 거죠. 전통 석유화학업체인 LG화학이 배터리를 비롯해 신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신 부회장과 같이 세계시장을 두루 경험한 리더십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가 취임한 후로 LG화학은 일하는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전 세계에 포진한 임직원만 19000여명에 육박하는데요. 이들이 서로서로 MS의 메신저 업무 솔루션인 팀스(Teams)’를 통해 소통하고 업무하도록 문화를 바꿨다고 합니다.

스마트 워크도 신 부회장이 새롭게 이식한 LG화학의 기업 문화입니다. 조만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제품 양산 진척률, 예산 현황 등 기업 중요 정보까지 첨단화한다는 계획인데요. 특히 언어의 장벽을 깨고 e메일, 메신저, 전자결재 등의 문서와 정보를 22개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LG화학이 전통 석유화학기업에서 스마트 첨단기업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