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한(인제대학교 교수)
정유한(인제대학교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활동 위축이 본격화하며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BC, Before Corona) 회복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대부분 전문가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지금껏 경제 위기와 다른 점을 모든 것들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는 불확실성 고조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업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위험요인 중에 하나인 불확실성은 크게 방향성과 시간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귀결될 수 있다. 즉 경기의 흐름이 기업에 유리하게 전개될지 불리하게 전개될지 그리고 언제부터 이러한 흐름이 변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가급적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대비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게 되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 스스로의 통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미국 항공여객 산업은 전년 대비 90%이상 수요가 감소했으며, 향후 몇 년간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이처럼 어려우니 국내 중소기업들 상황은 어떠하겠는가? 지금까지 검토해보지 못했던 그리고 기업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바이러스라는 위험으로 인해 전세계 모든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그 터널의 끝이 언제 일지에 대해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몇 가지 확실히 예상해 볼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이 위기는 극복될 것이고,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불확실성하에서 누가 먼저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것이냐에 따라 코로나19 이후의 글로벌 경제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그간에 우리가 겪었던 IMF 구제금융 및 미국발 금융위기때와는 달리 우리나라만의 또는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가 겪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정부, 예측가능한 시나리오 제공

기업, 기술혁신해 미래시장 선점

상호 신뢰 하에 참여형혁신 정착

 

정부도 이러한 인식하에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경제적 변화 방향을 사전에 탐색,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요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추진해오던 디지털화 관련 기술의 지속적인 투자 및 비접촉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경제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기술혁신과 이에 따른 제도적 정비가 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응 노력이 단순히 선언적 대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특히 변화의 지향점이 코로나19 극복에만 그치지 말고 이를 통해 새로운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는 큰 비전을 정부가 먼저 보여줘야 한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인한 기업별 재고 부담의 확대, 기존 단순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기반 제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업별 니즈 다양화, 유연근무제도의 안정적인 정착, 해외 진출 우리 기업들의 국내 복귀 증가,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연구개발 투자 위축 및 이에 따른 미래 기술 확보 어려움 증가 등 우리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즉, 우리나라 상황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혁신성장 공식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국가 혁신정책의 틀을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제공함과 더불어 이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실행하고,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발판삼아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야만 한다.

또한, 이러한 역할 분담이 상호 단절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을 통해 모니터링되고 수정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상호간에 신뢰하에서 이루어지는 참여형 혁신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우리가 함께 혁신을 통해 만들어 가는 미래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정유한(인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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