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최종 평가결과 발표

기초과학 연구와 신약·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 첨단산업의 원천기술 경쟁력 혁신에 기여할 '방사광 가속기'가 충북 청주에 건립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할 부지로 충청북도 청주시가 최종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새로 건설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일반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구조와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연구 장비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빛을 만들어낸다. 이 '특별한' 빛으로 아주 작은 나노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에 방사광가속기는 흔히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 불린다.

과거엔 물리학 기초연구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생명과학 연구와 신약 개발을 비롯해 소재·부품 등 산업계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방사광가속기로 생명의 기본물질인 단백질 구조나 신소재 등의 나노수준 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 산업 현장에서 가속기는 '비밀 병기'다. 일본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반도체 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품질을 꾸준히 높여 왔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연간 1000시간 이상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고 있다. 고효율의 태양광 패널을 개발할 때도 패널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 이런 가속기가 유용하다.

이곳에는 해외 주요국의 최신 방사광가속기와 대등한 수준인 빔에너지 4GeV(기가전자볼트)급의 4세대 원형 가속기가 들어서게 된다. 부지는 청주시 오창읍 오창테크노폴리스산단에 마련됐으며, 면적은 산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53만9000㎡다. 충북도는 새 방사광가속기는 둘레를 경북 포항의 3세대 가속기의 3배 정도인 800m로 제시했다.

이번 가속기 유치로 연구 인력과 산업계 투자가 이어지면서 청주가 얻을 경제적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이번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고용 13만7000명, 생산 6조7000억원, 부가가치 2조4000억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충청북도 청주시는 평가항목 전반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지리적 여건, 발전가능성 분야 등에서 타 지역 대비 우수한 평가를 받아 최적의 부지로 선정됐다.

과기정통부와 충청북도, 청주시는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사업 추진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마련해,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차질 없이 사업이 추진되면 2022년 이전에 구축에 착수해, 늦어도 2028년에는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전략 원천기술 경쟁력의 신속한 확보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활용성이 높은 대형 가속기 인프라의 확충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 내용을 포함한 '대형가속기 장기로드맵 및 운영전략'을 지난 3월 24일 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한 바 있다.

또한 심의회에서 신규 방사광가속기의 부지선정은 산업수요 충족 및 국가 과학기술경쟁력 강화라는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 취지를 고려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정을 추진하기 위해 공모방식을 채택했다.

유치의향서(4.8.) 및 유치계획서(4.29.) 접수 결과 강원도 춘천시, 경상북도 포항시, 전라남도 나주시, 충청북도 청주시의 4개 지역이 신청했다.

심사결과, 충청북도 청주시가 90.54점, 전라남도 나주시가 87.33점, 강원도 춘천시가 82.59점, 경상북도 포항시가 76.72점을 획득해 후보지별 우선순위가 결정됐고, 상위 2개 지역에 대한 현장 방문 확인을 거쳐 충청북도 청주시를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최적의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과기정통부 정병선 제1차관은 “선정된 부지와 지원내용을 반영하여 사업기획을 완료하고 5월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차질 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최근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미래 첨단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적극적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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