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리 한의사의 아는 만큼 건강해집니다]
2. 면역력은 강화보다는 균형이 중요하다

면역 불균형 해소방법
면역 불균형 해소방법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병상 부족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는 중증 환자를 우선 입원시키고, 경증환자는 생활치료 센터에서 시설격리 치료를 받도록 코로나 지침을 바꾸었다. 확진환자의 약 80%정도가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증환자임을 감안하면 매우 합리적인 조치이다.

무증상 감염이 특징인 이번 코로나19는 아직 경증과 중증을 구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나이와 기저 질환, 면역 억제제 같은 약물 투약 여부 등이 중요 기준이 되고 있는데, 이는 감염 후 면역시스템의 대응체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과연 면역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지, 무조건 강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면역은 상처나 감염에 대한 반사작용과도 같이 이미 프로그램 돼있는 신체반응이다. 그러다보니 아주 미세한 조율을 스스로 하고 있다. 백혈구, 림프구 등 단 몇 가지 유형의 면역세포가 연루된 단순 회로가 아니라, 서로 맞물린 하위 체계들의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격자체계이다.

면역력이 낮으면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에 취약해지고, 면역력이 과항진되면 그만큼 면역물질이 많아지니, 이는 염증유발물질 과다로 이어진다. 좀도둑 잡겠다고 1개 대대의 병력이 밀어닥치는 셈인데, 그 결과 건강한 세포와 조직까지 파괴된다. 바이러스 감염 후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건강한 젊은 층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시적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백신 및 치료약을 개발함과 동시에, 거시적으로 면역력의 균형을 측정해 감염 시 중증으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면역력이라는 단어가 중요해지면서 면역력 증가에 좋다는 식품과 영양제, 심지어 수액까지, 검증되지 않는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활성화시키는 일이 신체의 정상적인 견제와 균형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말이다.

특정 건강식품을 복용하면 면역력이 100배 좋아진다는 허위광고를 본 적도 있다. 현재까지는 면역시스템의 작동 상황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없지만, 면역세포의 개수로 만약 측정을 한다 해도 백혈구의 숫자가 그 정도로 늘어났다면, 이는 세균에 크게 감염이 됐거나 백혈병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면역계와 신경계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고 각자는 몸의 사이토카인과 호르몬의 흐름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하면 면역계의 활동은 오장육부가 하는 모든 활동으로 보여주며, 이들의 균형 상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거시적으로 면역균형을 측정할 수 있다.

신체 내부 시스템은 타고날 때부터 생긴 약간의 불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것을 정상적인 불균형이라고 하고, 어떤 이유로 인해 균형이 깨진 상태를 비정상적인 불균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불균형의 상황에서는 면역의 균형까지 같이 깨지면서 낮아지거나 과항진돼 병을 유발시킨다. 따라서 면역력은 무조건 강해진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균형이 깨지는 경계 증상들을 잘 숙지해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 최주리 한의사(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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