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이 침체기에 빠졌던 시절 조선기자재 업체 파나시아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한 디지털화, 공격적인 R&D에 의한 기술개발에 성공하며 매출이 9배 성장했다. 에스더블유엠은 중소기업으로 쉽지 않았을 자율주행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8년여 만에 매출을 17배나 끌어올리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위, ‘디지털 스몰 자이언츠(강소기업)’의 부상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생산성 제고가 더디게 진행되며 마땅한 혁신과 성장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새롭게 다가올 디지털 경제는 체질 전환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이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혁신 기술로 무장한 중소기업이 부상하고, 이들이 보다 많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중소기업이 디지털 경제 주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 생산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전환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안타깝게도 디지털 전환 관련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은 해외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디지털화 수준을 나타내는 중소기업 정보화지수는 100점 만점에 61점이고, 매출액 대비 디지털화 투자율은 1.27% 수준이다. 중소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변화를 시작했지만,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거나 단편적인 디지털화와 기술 투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에게는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투자 여력도 한계가 있다.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경험 또한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디지털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막상 실행에 앞서서는 막막함을 느끼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 이에 한국생산성본부(KPC)에서는 중소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개발했으며, 필자의 저서 <디지털 스몰 자이언츠>에서 이를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디지털 혁신을 향한 여정이 성공하려면 디지털 비전과 리더십 구축, 디지털 전략과제 추진, 디지털 혁신 영역 명확화, 필요한 디지털 기술과 솔루션 적용에 대한 이해, 인적 역량과 조직 문화 혁신 등 다섯 가지 역량 요소가 필요하다. 책자에서 각 역량 요소별 추진방안과 팁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스몰 스타트 등 개별 중소기업 여건과 상황에 맞춰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여러 제약 조건이 있는 중소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적게 투자해 빨리 성과를 보고 이것이 조직의 문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애자일(Agile) 조직 문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반드시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새로운 도전이자 혁신이기 때문이다. 탑다운에 기반한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데, 그러자면 디지털 경제에 적합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리더는 강한 의지와 결단을 갖고 피부에 와 닿는 디지털 비전을 제시하고 디지털 인재 발굴에 나서야 한다. 리더가 먼저 데이터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조직 문화 변혁을 이끌어야 한다.

셋째, 구성원들의 학습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조직 전반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현실적인 여건이 어렵다면 내부적으로 우수한 핵심 인력을 3~5명 정도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KPC와 같은 전문기관의 교육과 세미나 참석을 권장하는 한편, 유튜브, 논문 등 다양한 자료와 도서 등을 활용해 최소 3개월의 집중적인 학습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

중소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걸림돌로 인력이나 예산의 부족에 대해 자주 토로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문제의식의 부재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 텃밭을 일궈 나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고 과감히 도전하는 첫걸음을 내딛는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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