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주나라의 역이라는 뜻으로 줄여서 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라는 한자의 뜻이 바뀌다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많은 고전에서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독 <주역>변화의 고전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주역>이 변화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실려 있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구절이 핵심을 말해주고 있다. 어떤 삶이든 궁할 때가 있지만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상황을 읽고 적극적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자세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치를 통치에 적용한 사람은 한비자다. 나라를 운영하는 데도 변화의 이치를 알고, 변화한 상황에 적응하고, 제때 변화할 수 있어야 나라의 존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비자> ‘오두에 실린 글이다.

이제 요···무왕·우왕이 그 나라를 다스리던 방법을 지금 세상에 합당하다고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새로운 성인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그래서 성인은 굳이 옛 도를 닦아 지키려고 하지 않으며, 항상 옳다는 것을 법으로 삼지 않는다. 성인은 지금 세상의 일을 문제로 삼아 그것에 대해 적절한 대비책을 세운다.”

요순을 비롯해 탕왕과 무왕, 그리고 우왕은 모두 한 시대를 잘 다스렸던 훌륭한 임금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그 당시 백성들이 겪던 어려움을 해결해줬고, 잘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하지만 시대가 지난 지금 그때의 방법과 통치법을 그대로 쓴다면 그는 훌륭한 임금이 되기는커녕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비자는 유명한 수주대토(守株待兎)’의 고사를 예로 들어준다. 직역하면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송나라에 밭을 가는 농부가 있었다. 밭 가운데에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토끼가 달아나다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 사람은 쟁기를 버리고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또다시 토끼를 얻으려고 기다렸다. 하지만 토끼는 다시 오지 않았고 온 나라에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한비자는 이 고사를 소개하면서 결론으로 이렇게 말해준다. “옛날 선왕(先王)의 정치로써 지금 백성을 다스리고자 한다면 그것은 다 송나라 사람이 그루터기를 지키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옛날의 뛰어난 지도자는 그 당시의 상황과 여건에서 위대할 뿐이고, 시대와 상황이 바뀐 한비자의 시대에는 결코 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고사는 자신이 경험했던 옛날 방식에 집착해 시대의 변화에 대비하지 못했던 사람을 비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같은 경험을 하면서도 그것을 각각 다르게 받아들인다. 자신의 경험을 때와 상황에 맞게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남다른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어 자신은 물론 조직의 발전을 앞당기게 된다. 하지만 단지 자신이 경험했던 사실, 옛날에 통했던 방식에만 집착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에 뒤떨어지고 만다. 세상은 이미 저만치 가 있는데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농부처럼 헛된 기대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변화가 숙명이 된 오늘날, 변화를 읽고 미래를 전망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다.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 조윤제 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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