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최대 경쟁사는 어디일까요. 정답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흥미로운 답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금융회사들의 CEO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종종 경쟁자로 스타벅스를 거론합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ICT 발달로 요즘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스타벅스가 그 경계를 넘나드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기 때문이죠.

최근 데이터 3법도 통과됐고, 오픈뱅킹도 활성화 중입니다. 이 말은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아니어도,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산업을 이끌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점에서 스타벅스는 발 빠릅니다. 2001년 선불식 충전카드 방식의 스타벅스 카드를 출시했었습니다. 20여년전 일입니다. 이건 일정 금액을 카드에 충전하고 원할 때 이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지금이야 여기저기 자주 접하는 마케팅 방식이지만, 당시만해도 선도적이었죠.

이러한 시스템 하나로 스타벅스는 두둑한 현금을 쌓아두게 됩니다. 이게 은행과 뭐가 다를까요. 스타벅스가 수시입출금 예금을 하는 거죠. 전 세계에서 달러, 원화, 위완화, 엔화가 스타벅스 카드를 통해 재무 창고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스타벅스카드 충전금액은 126900만 달러였습니다. 우리돈으로 약 15000억원입니다.

예금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결제 수단의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2011년에는 스타벅스 앱을 출시, 스타벅스 카드 충전내역을 앱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디지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이 본격화된 겁니다.

미국에서만 스타벅스 앱 결제 사용자가 20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삼성페이, 애플페이 같은 간편결제 수단입니다. 이들 경쟁 페이 업체보다 스타벅스 앱 이용자가 훨씬 많습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가 암호화폐도 발행을 준비한다는 설도 나옵니다. 이쯤되면 스타벅스는 단순 커피 회사가 아닙니다. ICT업체이고, 핀테크 회사로 봐야 합니다. 왜 금융회사 CEO들이 스타벅스를 경쟁사로 꼽는지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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