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귀족 마케팅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1%를 위한 가치’- 국내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 문구이다. 최근 ‘선택된 소수 만이 사용하는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이른바 귀족(Prestige)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있다. 소수의 고객만을 타깃으로한 광고가 대다수의 소비자로부터 위화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치욕구 자극을

귀족 마케팅이란 고소득층, 사회계층 중 상류층과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주로 구입하는 제품류를 마케팅 하는 것으로 ‘럭셔리 마케팅(Luxury Marketing), 혹은 ‘하이엔드 마케팅(High-end Marketing)’으로도 불린다. 명품이나 차별화 된 서비스를 내세운 귀족 마케팅은 몇 해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나 고급 의류, 콘도 및 골프 회원권 등 일부 품목에 제한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홈쇼핑, 백화점, 아파트, 제조업, 금융권 등 여러 분야에서 귀족 찾기에 열중이다. 더불어, 보보스족, 여피족, 명품 신드롬, 더블엘(LL)족, 귀족 사이트 등 소비문화의 패턴도 과거와 달리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고 있다.
귀족 마케팅은 여러 제품 중에서도 프레스티지(Prestige)를 추구하는 유형의 상품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프레스티지 상품은 단지 비싸거나, 고급스럽거나, 기능에 있어 최첨단을 자랑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소비자들이 그 이상의 가치(value)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당 가격이 1,200만원에 달하는 주문형 자전거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일반적인 자전거의 두 바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프레스티지 상품은 일반 상품과는 다른 세 가지의 가치를 가진다. 첫째, 희소성의 가치를 가진다. 누구나 구입하거나 소비할 수 있다면 그 상품은 더 이상 프레스티지 상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자기 과시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즉 프레스티지 상품은 자신의 부와 지위의 상징이며 일반인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자기 만족을 이끈다. 셋째, 품질 면에서의 탁월성이다. 프레스티지 상품은 일반 상품과는 다른 기술적 우월성을 가지거나 또는 대단히 섬세하고 주의 깊은 생산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최고급 자전거는 두발로 직접 굴려야 앞으로 가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특수 소재와 첨단 기계 공학의 결정체일 수도 있다.
귀족 마케팅에서의 귀족은 어떤 부류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일까? 기업이 찾고 있는 귀족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상류층일까? 이에 대해서 그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고객을 등급별로 나눌 때 단연 일등급 VIP 고객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둑한 지갑을 가진 부류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메릴린치 증권이 발간한 ‘세계의 부자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국내 부자들의 수를 5만명으로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수의 약 0.5%에 불과하지만 부자들의 재산 규모 중 금융자산 비중을 30% 정도로 생각하면 그들의 재산규모는 4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부자’라고 하면 4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귀족 마케팅의 ‘득’과‘실’

부유층은 하나의 독립된 틈새시장으로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첫째, 고정 고객으로 고급제품의 안정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은 높은 가처분 소득으로 각종 대형, 고급 제품과 서비스를 빈번히 구매한다.
둘째, 가격 탄력성이 낮다. 부유층의 소비 패턴은 제품의 명성과 품질, 독특한 부대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특성을 보여 제품의 성능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중시되는 일반 소득 계층의 소비 행태와 차이가 난다.
셋째,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외환위기 시에 나타난 것처럼 부유층의 소비규모는 경기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은 경제상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라 할 수 있다.

사회분위기 고려 현명한 전략을

넷째, 소비 패턴이 하위 계층의 모방으로 이어진다. 부유층의 소비행태는 장기적으로 일반 서민층에 의해 모방된다. 유행에 민감하고 ‘남의 눈’을 잘 살피는 소비 특성은 부유층을 찾는 기업의 눈을 더 크게 만든다.
사실 귀족 마케팅은 외환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 현상에 따른 필연적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고소득층의 경우 ‘특별한 고객’으로 대우 받고 싶어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저소득층의 불만과 소외감을 감수하고라도 보다 많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의 고가 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와 사치를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고가품 시장에 대한 기업의 대응에 큰 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자료제공: LG경제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