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윤(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백종윤(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2019년도 이제 한 달 여 남았다. 해마다 이 때 쯤이면 환경미화원이 거리에 떨어지는 낙엽을 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깨끗해진 거리에 낙엽은 또 떨어진다. 그러면 또 쓸고, 그 위에 다시 떨어진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시지프스의 신화를 떠올린다. 시지프스의 신화는 끝없이 계속되는 고통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내려온 돌을 밀어 올리고, 또 다시 내려온 돌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다보면 마침내 목표를 이루게 된다.

우리 협회의 지난 30년은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돌 밀어올리기 작업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그러면서 목표한 사업들을 어렵게 하나씩 하나씩 이뤄냈다. 특히 독립법 제정의 꿈은 30년 동안 끊임없이 밀어올린, 길고도 힘든 작업이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기계설비법 제정의 꿈은 2018, 마침내 이뤄졌다. 시지프스의 돌을 끊임없이 밀어올린 선배들의 집념과 노력, 기계설비인 전체가 하나되어 이룬 결실이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1989년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독립됐다. 오는 25일이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그 당시 협회 독립을 필생의 목표로 삼고 달려온 선배들의 협회 설립 스토리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한다. 협회는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걸어온 30, 펼쳐갈 100주제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협회가 창립됐던 1989년은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끝내고 국외여행 자유화와 마이카 시대로 접어드는 등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던 시기였다. 세계적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돼 냉전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글로벌화로 향하는 과도기적인 시대였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우리 기계설비산업은 협회 창립 후 30년 동안 달려온 결과 1989년 당시 업체수는 1300여개사였으나 지금은 8000여개사로 6배 이상 성장했고, 기성실적도 창립 당시 12000여억원에서 207000억원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금융보증기관인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계설비산업의 싱크탱크인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언론기관인 기계설비신문사 등을 두루 갖춤으로써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진정한 성공이란시에서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 자신이 한 때 이곳에서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을 진정한 성공이라고 했다. 기계설비인이 시공한 것들로 인해 누군가 쾌적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누린다면, 또 생산제품이 좀 더 완벽해진다면, 그리고 기계설비산업이 조금이라도 발전한다면 우리 기계설비인은 이 땅에 왔다 간 보람이 있을 것이다.

창립 30년을 기점으로 우리 기계설비산업은 펼쳐갈 30년을 향해 더 큰 희망의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 기계설비인들은 그 희망을 확인하고 100년의 미래를 다짐할 것이다.

누군가 12월이면 못다한 일들에 대한 미련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중소기업인 여러분도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잘 마무리하길 기원한다.

 

- 백종윤(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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