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의 용접산업은 전국적으로 5243개 기업, 매출액 43조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으며 조선, 중공업, 자동차, 건설, 플랜트 등 국내 주력산업의 기술 발전과 품질을 뒷받침하고 있는 6대 뿌리산업분야 중 하나다.

또한 용접산업분야 종사인력은 약 165478명으로 전체 뿌리산업 종사인력의 30.9% 비중을 보이고 있으나 신규 인력의 수급은 현장 기능직무에서 불균형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용접을 전문으로 하는 학과 단위 개설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고, 그나마 있던 금속재료 분야의 학과들은 점차 신소재 및 재료 등으로 광역화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수진 영입도 태양열에너지 및 신소재, 반도체 산업 등 호황을 누리거나 미래 산업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로 집중되고, 언론과 학생의 관심도 그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용접 전공의 독립성 유지는 갈수록 요원해지고, 용접분야의 맞춤형 인재 집중 양성도 해가 갈수록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고급인력 양성 및 배출 둔화는 뿌리산업의 대표업종이라 할 수 있는 용접산업의 인력수급난 및 용접기술 축적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최신기술들을 활용해 생산능력과 비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마트화된 로봇공장을 지향하려는 제조기업들이 늘면서 용접인력의 설자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미 공장의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일반 수작업으로 하던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많은 용접인들이 일자리 부족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행한 ‘2017 한국직업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용접원의 직무는 향후 10년간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았으나 단순 판금이나 제관원의 직무는 감소로 전망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은 자동화 설비나 로봇용접시스템 조작원 등 새로운 분야에서 용접 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정책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구구조 변화로 고령자의 취업이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도 주시해야 한다.

이에 용접업계는 4차산업혁명과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로봇용접사 양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조합이 지난 2017년도 10월 제주도에서 진행한 한국용접산업최고경영자 워크숍에서 용접산업분야 교육과정 개발 분야 및 수요 직무를 조사한 결과 인구구조 및 주 52시간의 근로시간단축에 대응할 방안으로 90%이상 회원사가 로봇용접시스템을 비롯한 용접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로봇용접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실시한 중소벤처기업 용접산업체 인력 수요 조사에서도 용접기능직 분야 중에서도 로봇용접시스템 운용 가능한 기능 인력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은 이런 용접산업 관련기업의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계가 주도하는 용접전문 인력양성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2012한국용접기술교육연구원을 설립하고 대한용접접합학회 및 미국용접협회와 함께 용접전문기술 인력의 체계적 교육훈련 및 재직자의 직무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로봇용접사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수행하는 곳이 없다. 로봇용접사에 대한 기술 자격 인증시스템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로봇을 판매하는 로봇제조사가 구입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교육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제 용접업계에도 직업 및 일자리 패러다임의 변화와 용접원의 직무특성을 감안해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와 기업의 경영전략변화에 따른 스마트공장화, 생산자동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로봇용접사 과정을 개설, 교육 훈련을 통해 용접분야의 인력부족 해소와 신규일자리를 창출할 전문로봇용접스쿨을 업계주도로 설립해 용접분야의 업계현실에 맞게 맞춤 운영을 해야 한다.

신체적 부하가 적어 현장직무에 투입이 가능한 실직 중장년층 및 고령자에게도 다양한 일자리가 부여돼야 한다. 특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문기술인력의 양성을 위해 정부의 전문용접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 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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