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창선도와 삼천포를 연결하는 창선 연육교가 개통된지 1년이 넘었다. 남해여행객들은 연육교가 생기고 나서는 남해 여행 시작을 창선쪽에서 시작하게 된다. 대교를 건너면서 만나는 단항항. 남해의 유일한 어시장이었던 미조항처럼 이른 아침 경매가 한창이고 바다에는 고깃배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붉은 빛을 띄는 대교는 아침햇살에 더 선명해 보인다. 남해여행에서 5월에 꼭 들러봐야 할 곳이 망운산 철쭉꽃 감상이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망운산 철쭉꽃을 감상하는 것. 남해읍으로 가는 길에 삼동, 창선면 지족마을을 지나게 된다. 이곳은 봄철이 되면 멸치잡이가 한창이다. 멸치잡는 모습은 물때를 맞춰야 가능하다. 물이 빠져나가는 썰물 때만 고기를 잡는다. 물 속의 잔 멸치들이 금방 잡힐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떼지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 멀리 고개를 들어보니 바다 위에는 열심히 자연산 미역을 따는 사람들의 손길만 부산하다.
망운산을 찾기 위해 찾아가는 길에는 한없이 넓게 펼쳐진 마늘밭을 감상할 수 있다. 마늘쫑 수확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 머지 않아 수확을 할 터지만 한겨울에도 초록빛을 띄는 섬이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이 없을 정도로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일렁거리는 보리밭과 호밀밭, 푸른 바다까지 가세하니 남해 전체가 초록빛이다.
망운산(786m)은 남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름처럼 정상 부근에 항상 맑은 구름이 머무는 산. 남해 여행객들이 금산을 찾는다면 남해 토박이들은 망운산을 더 사랑한다. 화방사에서 등산을 시작해야 하지만 서면 남상마을(노구리)에 포장도로가 있다. 망운산 정상에 송신철탑이 있기 때문이다. 한없이 올라가야 하는 길이라서 운전이 쉽지 않은 점을 유의해야 할 일이다. 망운산 정상에 이르면 사방팔방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어느 방향으로도 시야가 트여 조망이 시원하다. 정상에서 보는 주변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자그마한 섬들과 강진만, 연죽저수지, 청정해역의 서상 앞바다, 멀리 지리산, 여천공단, 여수 오동도, 삼천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가 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경상도와 전라도가 나뉘고 있다.
이곳 능선과 비탈에 철쭉 군락지가 있다. 5월이면 온통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산은 화원이 된다. 유명한 철쭉 군락지에 비해 키가 크지도 않고 개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사면에 펼쳐지는 바다가 어우러져 분위기는 그만이다.
철쭉만 감상하고 돌아내려 오면 아름다움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해가 질 무렵까지 철쭉향과 바람을 타고 번지는 바다내음 맡으며 긴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에 있는 망운암까지 들러보는 것이 좋다. 망운암은 고려시대 진각국사가 창건한 암자.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붉은 해를 볼 수 있다. 하루 해가 마감하는 시간, 점점이 떠가는 배 위로 조금씩 석양이 지고 있다. 광양만의 하늘과 바다에 드리워지는 낙조가 저물어가는 분홍빛 철쭉과 어우러져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기타볼거리 :남해읍에서 돌아나올때는 가천 다랑이 마을을 거쳐 나오면 된다. 또 호구산(626m) 용문사를 연계하면 된다. 남해 보리암에 뒤밀리기는 하지만 이곳은 남해 제일의 고찰이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내에 들어서 뒤켠으로 가면 차밭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차밭 위로 올라서니 멀리 앵강만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대중교통 : 남해읍에서 서면 방면(대곡행)으로 가는 군내버스를 이용해 화방사 입구인 대곡고개에서 내린다.
■자가운전 :대전~통영고속도로 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 사천 나들목~창선 연육교~지족 죽방렴~물건리 방조림~남해읍~남상마을(망운산 입구, 정상까지 차량진입 가능)~망운산~남상마을-서상(스포츠파크)~가천마을-용소마을(용문사 입구)~용문사~물건리 방조림~오던 길로 돌아나오면 된다.
■맛집 :망운산 근처에 있는 남해별곡(055-862-5001, 서상리)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광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낚지전골이 전문으로 부드러운 낚지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토담집으로 운치있게 장식했고 숙박도 가능하다. 남면 평산포구의 평산횟집(055-863-1047)과 선소횟집(055-863-0707)은 시설은 미비하지만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황토마을(055-867-1759, 지족리)은 손두부 전문으로 맛도 좋고 깔끔하다. 다랑이 마을에서는 보리새우 무침을 안주 삼아 농주를 마실 수 있다. 낚시배(055-862-8381, 김진길)도 이용이 가능하다.
■숙박 :서남해스포츠파크호텔(055-862-8811)과 마린원더스호텔(862-8880), 남해가족휴양촌(863-0548), 황토휴양촌(864-3501)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사진설명 : 망운산 능선에 펼쳐지는 철쭉 군락지는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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