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가 사내 직원계발교육을 받을 때의 일이다. 강사는 A씨에게 가장 친한 동료 B씨를 소개해 보라고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내온, 절친한 B씨였건만 한마디 제대로 꺼내보지도 못하고 말았다. 입안에서 뱅글뱅글 맴돌 뿐 어떤 순서로,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눈앞이 캄캄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 대한 당혹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자신을 소개하는 것도 어렵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를 제3자에게 소개한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움은 상황에 부딪쳐봐야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일단 찬물도 위아래가 있듯이 소개에도 순서가 있다. 보편적으로 하급자를 상급자에게, 미혼자를 기혼자에게, 그리고 나이 어린 사람을 나이 많은 사람에게 먼저 소개한다. 특히 남성을 여성에게 먼저 소개한다.
이점은 국제 비즈니스에서 꼭 기억해야 한다. 서양예절의 기본은 ‘여성상위’이기 때문이다.
소개할 때는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일어서는 것이 예의이다.
서양의 경우 의자에 앉아있는 여성은 성직자와 고관, 고령자를 빼고는 일어나지 않고 앉은 채로 가볍게 인사해도 된다. 그러므로 외국 여성 바이어와 만날 때 당황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양의 예절이다. 문화의 차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다 일어섰는데 젊은 여성이 앉아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화와 예절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알아야 진정한 비즈니스맨이 될 수 있다.
한편 상사와 함께 초면인 고객을 만날 때는 상사가 먼저 자기를 소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다음에 상사가 부하직원을 소개한다. 부하직원이 나서서 자기소개를 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고객에게 상사를 소개할 경우에는 상사를 고객에게 먼저 소개한다.
소개하는 요령은 먼저 소개할 사람의 소속, 직명, 성명을 간단명료하게 말한다. 그리고 소개하는 이유와 함께 소개받는 사람의 경력, 인물평가 등을 덧붙여 준다. 소개받는 사람은 다시 한번 소속, 성명 등을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이와 같이 작은 요령만 알고 있었다면 A씨는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잘 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당연한 듯 자신하고 있었던 부분이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이 되기도 한다. 자만보다는 정확한 점검이 성공포인트라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하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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