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밥상곳간의 경제학과 인간학은 공연예술평론가 이태주 교수의 독특한 재벌론이다. 부자들의 밥상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특별한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은 부자들과의 한 끼 식사를 통해 부유한 사람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들로부터 뭔가를 배워가고자 한다.

이 책 재벌들의 밥상곳간의 경제학과 인간학에서는 재벌들의 집안 내력, 성장 과정, 그들이 만나고 도움과 영향을 주고받은 사람들에 대해 살펴본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재벌들만의 독특한 개성과 그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을 발견한다.

피렌체에 르네상스를 활짝 꽃피운 메디치 가문, 냉혹한 재벌가에서 자선사업의 상징으로 변신한 록펠러 가문, 예술과 사랑을 위해 살았던 구겐하임 가문의 상속녀 페기 구겐하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대권에까지 도전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투자자와 철학자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조지 소로스, 유럽 금융계의 거물 로스차일드 가문, 산업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던 헨리 포드, 매년 세계 부호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빌 게이츠, 혁신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 최연소 억만장자 마크 저커버그. 그들은 모두 역사에 남을 재벌들이다. 거대한 기업을 일으키고 어마어마한 재산을 축적했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돈을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철학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존경한다. 문어발처럼 돈 나올 곳을 향해 사방팔방 팔을 뻗쳐 블랙홀처럼 돈을 빨아들이는 재벌이 아니라, 그 재산과 영향력으로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자선과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재벌을, 사람들은 존경한다. 그리고 그러한 재벌들이 결국은 세상을 바꾼다.

셰익스피어의 권위자이며 연극을 비롯한 공연예술평론가인 저자가 재벌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혁신적인 예술이 세상을 바꾸듯, 혁신적인 재벌들도 세상을 바꾼다. 이제 단순히 돈만 많은 재벌이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하는, 존경할 만한 재벌이 우리나라에도 나오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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