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됐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국가간 이념의 벽이 무너지면서 경제자유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인데, 이와 같은 변화의 물결을 타고 우리 중소기업이 순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각오와 자세를 견지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환경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먼저, 세계적으로는 국제시장이 개방되고 따라서 기업의 활동영역이 한없이 넓어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진출해 경영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국내시장을 벗어나 자기 브랜드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제품을 직접 수출한다든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진출해 현지에서 생산활동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국내에서만 안주해서는 안되며 경영활동의 무대를 세계로 넓혀나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현재는 국내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시각은 세계로 향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머지 않은 장래에 진출할 세계시장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해 둬야 할 것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진출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에 적합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경제자유가 확대되면 국내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질서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형성될 것이다. 최근까지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앞세워 고도성장을 추구해온 결과, 강자로서의 대기업과 약자로서의 중소기업이라는 사회경제적 이중구조 패턴이 자리잡게 됐다. 그 결과 중소기업은 경제의 버팀목으로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면서도 이리 저리 치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러나 공정경쟁질서가 확립되면 중소기업은 다품종소량생산, 업종전환 등 그 특유의 강점인 유연성과 기민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되며, 그 동안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돼 온 정부나 대기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어나 성장·발전할 수 있는 자생력을 배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자유가 확대되고 그에 따라 공정경쟁질서가 확립된다고 해서 중소기업에 무조건 유리한 경영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경쟁질서가 이뤄지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계중소기업은 도태하고, 능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경쟁력있는 기업만 살아남게 돼 취약한 중소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동안 지금까지 중소기업을 근근히 버틸 수 있게 한 정부의 직접적, 간접적인 보호막이 엷어지거나 없어지게 돼 당면하는 문제를 중소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지원 의존말고 자립노력을
이제 곧 대통령선거가 실시 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각 당의 후보들은 여러 분야의 공약과 함께 중소기업계에도 희망적인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실행하기 어려운 장미빛 약속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공약은 앞으로 정부 스스로 걷어들여야 할 ‘중소기업 보호·육성’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자유의 확대와 그에 따른 공정경쟁질서의 확립은 시대적 조류이며, 따라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전환기의 환경변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의 중소기업은 국내의 대기업이나 선진국의 기업들에 비해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노력이 중단돼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되며 중소기업간, 그리고 대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스스로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고 각오를 새롭게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할 것이다.

박영배(세명대학교 경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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