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가 해외 주요 수출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 편중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최근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수출품목 집중도 20여년만에 최고치

수출 품목 집중도는 수출 품목 쏠림 현상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한국은 지난해 137.2를 기록했다.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이들 수출국의 평균치(77.9)보다도 1.8배 높다. 프랑스가 50.2로 가장 낮았고 이어 이탈리아,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중국, 일본 순이었다. 집중도가 100을 넘은 곳은 한국, 중국(112.7), 일본(118.1) 등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지난 2011년 102.6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해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반도체의 기술우위와 다른 주력 제조업의 부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실패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최근 2년간 급등한 반도체 수출로 인해 수출구조의 편중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향후 반도체 수출 부진이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앞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3.3%로 지난해 대비 낮췄고,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우 -14.2% 역성장을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올해 1,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격감한 사실을 볼 때 WSTS의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이 ‘-10%’일 경우 최대 2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액 감소와 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보고서는 “수출 품목 집중은 수출 감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시계 수출시장에서 우리가 주름 잡는 제품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고 그나마 중국, 일본, 미국 등 경쟁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기술 중심 신 수출품목 발굴해야”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1위 품목 수는 전년보다 6개 늘어난 77개로, 2014년(67개)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세계 순위는 전년도와 동일하나 단독으로 1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과 대부분의 1위 품목에서 경쟁 중이며 일본과는 화학 및 철강제품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쟁국 가운데 중국은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이 1720개로 가장 많았고 독일(693개), 미국(550개), 이탈리아(220개), 일본(171개)이 뒤를 이었다.

한국 1위 품목 77개 중 절반 이상인 48개 품목에서 중국(15개), 일본(13개), 미국(12개), 독일(8개) 등이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16개 품목은 한국과의 점유율 격차가 5%포인트 미만이었다.

1위 품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화학제품의 경우 독일과 미국의 2위 품목이 전년보다 2개와 3개씩 늘어 이들의 추격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철강도 5개 품목에서 1위를 내줘 향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이유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수출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중국 및 주요 선진국과 경합하는 품목이 여전히 많아 첨단기술 중심의 신규 품목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