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자신의 책 <맹자> ‘진심 상’에서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君子三樂)을 이야기했다.

첫째 부모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 셋째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천하를 얻어 왕 노릇을 하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맹자의 즐거움은 바로 세상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기쁨인 것이다. 가족이 평안하고, 올바른 길을 걷고, 뛰어난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모두 오늘날 유행하는 말로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일상에서의 행복’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맹자는 즐거움 못지않게 고난의 의미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즐거움 뿐 아니라 고난 역시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맹자> ‘고자 하’에 실려 있는 ‘생어우환 사어안락(生於憂患 死於安樂,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도 그 가르침 중의 하나다. 맹자의 가르침이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는 것은 아마 그 스스로가 많은 고난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수양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해도 평생 고난을 모르고 살았던 사람이 고난에 대해 말한다면 아무도 공감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생어우환 사어안락’의 앞에는 다음의 글이 실려 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 것도 없게 해 그가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한다. 마음을 격동시켜 성질을 참게 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위대한 사람이 큰 일이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큰 고난을 겪고 이겨나가야 한다. 그럴 때 인내와 의지의 힘을 갖게 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맹자는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고 오히려 걱정과 고난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맹자도 그랬지만 많은 고전들이 고난에 대해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근사록>에 실려 있는 “가난과 고난과 근심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시킨다(貧賤憂戚 庸玉汝於成也).” <채근담>의 “역경과 곤궁은 호걸을 단련하는 도가니와 망치다”와 같은 글들은 모두 고난의 의미와 유익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고전에서는 고난은 모두 가치가 있고, 고난 그 자체는 역경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고난이나 가난을 우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다. 맹자가 말했던 것처럼 사람의 삶이란 하늘의 뜻(天命)에 달려 있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고난이 가치가 있다고 해서 하지 않아도 될 고난을 일부러 사서 하는 미련한 사람 역시 없을 것이다. 단지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하고, 이러한 고전의 지혜를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로잡으면 되겠다.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겪을 지도 모르는 고난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고난은 더 이상 고난일 수 없다.

<채근담>에는 “가난을 쫓아버릴 수는 없지만 가난을 근심하는 마음을 쫓아버리면 마음은 항상 안락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을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느냐가 우리의 행복을 결정한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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