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140개 국가 중 15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공개한 국가 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은 이런 성적표를 받았다고 밝혔다.

12개 부문 중 10개에서 30위 이내
지난해에는 평가 대상 국가 137개국 가운데 26위(구 지수 기준)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평가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이를 올해 순위와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지난해 평가 결과를 올해와 비교할 수 있는 방식(신지수)으로 환산하면 한국은 17위였다고 WEF는 밝혔다. 종합평가 순위는 지난해보다 2계단 상승한 셈이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은 12개 부문 가운데 10개에서 30위 내에 들었다.
거시경제 안정성, 정보통신기술(ICT)보급 등 2개 분야는 1위였다. ICT 보급의 하위 항목을 보면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수에서 1위를 기록했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6위였다. 거시경제 안정성에선 물가상승률, 공공부문 부채의 지속가능성 등 2개 항목이 1위였다.
12개 부문 중 인프라(6위), 혁신역량(8위), 시장규모(14위), 보건(19위), 금융시스템(19위) 등이 20위 내에, 기업 활력(22위)과 제도(27위), 기술(27위) 등이 30위 내에 들었다.

하위 항목에서는 재정 투명성(1위), 온라인행정서비스(1위), 전력보급률(1위), 부실채권 비중(2위), 구매자성숙도(2위), 연구개발(R&D) 부문 지출(2위), 해상운송 연결 정도(3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4위), 철도 서비스(4위), 토지관리의 질(6위), 파산법률 체계(8위), 항공서비스(9위) 등의 성적이 좋았다.

금융부문 평가방식, 정성→정량 전환
특히,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금융시스템 부문 경쟁력이 지난해보다 55계단이나 뛰어오른 점이 눈에 띈다.

2015년 한국의 금융시장 경쟁력 순위는 87위였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인 필리핀(48위), 나이지리아(79위), 우간다(81위), 베트남(84위), 부탄(86위)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이 때문에 ‘한국의 금융은 우간다만 못하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항상 맴돌았다.
한국 금융시장에 경천동지할 변화가 있던 것도 아닌데 순위가 이처럼 춤을 춘 이유는 WEF 평가 방법 변경 때문이다.

2017년까지 적용된 금융부문 평가방식은 설문 7개와 통계 1개였다. 쉽게 말해 정성평가 위주였다. 기업인들에게 한국의 금융서비스 이용은 어떤지, 가격 적정성은 어떤지, 대출은 용이한지 묻는 방식이 주류를 이뤘는데 설문 답변에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던 것이다.

정성평가가 과도하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WEF는 올해부터 정량평가를 늘렸다.
설문은 7개에서 3개로 줄이고 통계는 1개에서 6개로 늘렸다.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적 기술보다 객관적인 수치가 더 많이 반영되는 정량적 평가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새로 들어간 통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부분 여신, GDP 대비 금융기관 시가총액, GDP 대비 보험료, 부실채권 비중, 은행의 규제자본 비율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이중 GDP 대비 민간 부분 여신, 부실채권 비중 등 항목에서 100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국이 전 세계 ICT 주도” 평가
한편, WEF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 등을 바탕으로 전 세계 ICT 부문을 주도하고 다수의 특허출원과 높은 R&D 지출비중 등을 바탕으로 한 혁신 거점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반면 혁신적 사고(90위), 기업가정신·기업문화(50위) 등의 순위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나오는 등 혁신 부문 중 소프트 파워에서는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시장 독과점, 노동시장 경직성 등 때문에 생산물시장이나 노동시장의 효율성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국가별 순위 1위는 미국이었고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독일이었다. 이어 4위 스위스, 5위 일본, 6위 네덜란드, 7위 홍콩, 8위 영국, 9위 스웨덴, 10위 덴마크, 11위 핀란드, 12위 캐나다, 13위 대만, 14위 호주였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5위였고 노르웨이(16위), 프랑스(17위), 중국(28위) 등보다 순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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