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영-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얼마 전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국제포럼’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주제로 한 중소기업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행사였다. 시대적 요청이기도 했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도 관련된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포럼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사람중심 기업은 공감(共感), 권한부여, 역량개발 등 사람성장을 지원하는 특성이 강하다. 사람을 비용이 아닌 자본으로 본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헌신, 혁신을 통해 높은 성과를 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 이는 지속가능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한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기업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동서양 및 기업규모를 막론하고 장수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은 기업들은 이미 이를 실행하고 있다. 최근의 논의는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및 생태계로의 확대를 시도하는 것이다.
사람중심 기업이 일반기업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것을 웨그먼스 효과(Wegman’s effect)라 한다. 또 사람중심 기업일수록 시장경쟁력이 높아지는 현상을 폴라니의 역설(Polanyi’s paradox)이라 한다. 지식자본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주지하듯이 중소기업은 혁신, 창의, 자율을 본질로 하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따라서 사람중심 기업은 중소기업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를 지향해 왔다. 많은 사람중심 중소기업들이 장수하면서 한국경제의 고용창출과 고도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 사업중심 중소기업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전환과 촉진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중소기업의 사람중심 기업경영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경영자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결여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으로는 중소기업하기 좋은 경영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적으로는 독과점 및 갑을의 하청구조, 불공정거래 등으로 수익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시책의 통합조정기능 및 지원기관 간 협력의 부재, 성장단계별 지원체계 미흡 등으로 정책의 실효성이 낮아 장기 안정적 경영을 추구할 수 없는 것이다.
해법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의 구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의 창의, 혁신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균형적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무수한 사람중심 중소기업이 태어나고, 이들은 더 많은 부를 창출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구축 논의는 IMF 경제위기 직후에도 있었다. 필자는 1998년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중소기업 중심 산업구조로의 개편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에도 대기업중심 경제구조의 한계와 정책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실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산업구조 및 중소기업 경영환경에 변화가 없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보다 심층적인 현안 분석과 현실적인 대안들이 제시됐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의 존립환경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20년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구축, 이를 통한 지속가능 경제성장의 달성을 원한다면 가능한 것부터 하나라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창의, 혁신의 무수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중소기업들이 출현할 것이다. 그리되면 현 정부의 국정 목표인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쟁, 혁신주도 성장은 저절로 달성될 것이다.

홍순영-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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