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통상질서를 만들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많은 나라가 양자협정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한·칠레 FTA 협정 비준이 표류하면서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1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데 이어 현재 33건의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체결된 FTA(역외국간 협정 중복포함)를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가 7건(역내 5건, 역외 2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주 6건(역내 3건, 역외 3건), 유럽 1건(역외) 등이다.
나라별로는 미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멕시코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경쟁국이 지난해 1건 이상의 FTA를 맺은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FTA 협상을 시작한 것 말고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나라별 FTA 체결국 수는 우리나라의 첫 FTA 대상국인 칠레가 34개국과 협정을 맺었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35개국, 멕시코 32개국, 유럽연합(EU) 31개국, 싱가포르 17개국, 미국 10개국, 태국 10개국 등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대상국인 이들 국가는 FTA 체결국으로의 수출비중이 멕시코 96.2%, EU 74.6%, 칠레 66.3% 등으로 높게 나타났고 싱가포르(51.0%), 미국(41.1%), 중국(17.8%), 인도(5.1%), 일본(3.6%)도 협정 대상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대륙별 진출거점 확보를 위해 다른 대륙 국가와의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과 EU 등 선진경제권의 지역협정 체결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한·일, 한·싱가포르 FTA 체결, 선진경제권과의 협정 타당성 검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칠레 무역수지가 상당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대 칠레 수출은 11월말 현재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7% 늘어난 4억7천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39.8% 늘어난 9억6천만달러로 4억9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칠레 FTA 비준이 계속 늦어지면서 주력품목인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칠레 시장을 잃고 있다”며 “올들어 미·칠레 FTA까지 발효돼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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