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은 ‘표면 아래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살짝 가려 있어서 보통사람은 볼 수 없지만 통찰력을 지닌 사람은 속에 감춰진 진실을 들춰볼 수 있다는 것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공공연한 시행착오 없이 일어나는 즉각적이고 분명한 지각이나 이해’로 통찰력을 정의한다. 무엇보다도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현재의 상황을 보고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미래를 보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을 생각할 때 <삼국지(三國志)>의 제갈량을 쉽게 떠올린다. 조조와 함께 삼국지의 실질적인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그는 점성술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고 신출귀몰한 전략을 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특히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그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는 초능력자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학문에 두루 능통한 학자였다. 또한 백성을 사랑하고 잘 다스리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래서 삼국지의 저자 진수는 제갈량을 두고 “백성을 다스리는 능력이 오히려 전쟁을 하는 재능보다 더 뛰어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갈량의 탁월한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공부했던 유교 경전 등 책의 힘이다. 그는 책이 가져다주는 힘을 잘 알고 있었기에, 주군이었던 유비의 아들 유선에게 <신자><한비자><관자><육도> 네권의 책을 자신이 직접 써서 전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아들인 제갈첨(諸葛瞻)에게 보낸 편지 <계자서>에서 통찰력의 비밀을 아래와 같은 글로 전해준다.
“마음이 맑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멀리 내다볼 수 없다.”(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담박(澹泊)’하다는 것은 마음이 깨끗하고 맑다는 뜻이다. ‘영정(寧靜)’은 마음이 평온하고 조용한 경지를 말한다. 맑고 깨끗하고 안정된 마음이 있어야 미래를 내다보고 큰일을 이루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찰력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지만 특히 리더들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다. <육도>에는 “아는 것이 남과 다름이 없다면 나라의 스승이 될 수 없다”고 실려 있다.
<춘추좌전>에는 “명철한 사람은 화근의 원인을 일찍 깨달아 멀리 있을 때 제거한다”라고 하며 “군자는 원대한 일을 알기 위해 힘쓰고 소인은 눈앞의 작은 일을 알고자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지도자들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통찰력과 미래를 읽고 대비하는 선견력이 필요하다. 환난과 위기가 닥치기 전에 그것이 일어날 표징을 읽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라면 회사 전체의 미래를 전망하고 나아갈 길을 정해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누구라도 능력이 있거나 운이 좋다면 한 조직의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지위에 있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는 없다.
남들과 똑 같이 눈앞의 작은 일에 급급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직을 이끌지 못하면 그는 리더의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致遠).  제갈량이 가르쳐주는 명구절을 여덟자로 줄인 성어로 많은 지도자들이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특히 안중근 의사가 중국의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쓴 글씨로도 유명해서 우리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글이다.

- 《천년의 내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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