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은 단순히 우리의 강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S 자동차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파란’ 자동차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그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컬러의 자동차를 만들었다. S 자동차는 곧바로 ‘파란’ 자동차를 세일즈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파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고, 얼마나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얼마나 이 자동차가 세련됐는지 잘 드러내자는 것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참담한 실패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파란’ 자동차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발한 것은 S 자동차에게는 분명 크고 중요한 장점이다. 그러니 컬러를 강조하고 어필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세일즈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주행 연비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그 전략은 어땠을까?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 골치를 겪고 있고 배기가스의 유해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객에게는? 차량 안정성 기준을 충족했는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궁금한 고객에게는?
아무리 우리의 장점이라고 해도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전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전쟁, 승리, 수주, 이기기 위한 방법 등의 단어를 떠올린다.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회의를 시작한다.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뭐야?” “경쟁사들이 못하는데 우리만 할 수 있는 게 뭐야?”
강점을 찾으면, 경쟁사가 갖고 있지 못한 차이점을 찾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경쟁사를 이겨야 하는 것이 전략이다. 하지만 어떤 전쟁에서, 어떤 사업에서 이겨야 하는지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기기 위해서는 차이점(Differentiator)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차별점(Discriminator)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차별점이란 경쟁사에게 없으면서 혹은 경쟁사와 다르면서(Different),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Important) 것을 얘기한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유일의 ‘파란’ 자동차는 단순히 S자동차만의 차이점에 불과하다.
차별점은 고객이 얻는 가치 측면에서 단순 차이점과 다르다.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인 분석의 결과가 아니라 고객의 인식에 기반한다. 고객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날카롭고 정교한 전략은 소위 ‘돌려막기’가 불가능하다. 컬러와 디자인을 강조해서 지난 사업을 수주했다고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번 사업에 같은 메시지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린 대부분 지난 수주 사업이나 사내 성공스토리의 전략을 새로운 사업의 전략에 그대로 적용한다.
전략은 물론 우리가 가진 강점에 기반해야 하지만, 시작은 고객이 돼야 한다.
이기는 전략을 위해선 경쟁사가 갖지 못한 차이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중요하게 하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더 고민하고 몰두해야 한다. 차이점이 아니라, 차별점이다.

- 쉬플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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