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익- 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경쟁자가 많아져서 사업하기 힘들다.” “불황기라서 판매가 안 된다.”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안 해줘서 자금 사정이 어렵다.” “ 중국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경영 현장에서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이런 말들을 자주 듣게 된다. 기업 경영의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도출될 수 있는 원인들이지만 경영자는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경쟁자가 나타날지 모르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경쟁자가 많아지는 것은 시장규모가 커지거나 새로운 기회가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불황과 호황은 늘 반복적으로 온다. 어떤 기업은 견디고 어떤 기업은 견디지 못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는 지나칠 정도도 많고 넘친다. 고객은 중국산 보다 국산제품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이러한 이유는 기업이 처한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 
실패한 창업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사업의 외부환경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급격한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실패 원인은 내부에 있다.
경쟁자의 저가전략 때문이 아니고 자사 제품이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쟁자에게 나 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감소해도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 불황기는 경쟁자가 줄어드는 기회가 된다. 살아남은 기업은 경쟁자의 시장까지 확보할 수 있어 매출과 수익성은 급격히 늘어난다.
경영환경은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 기술, 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정부의 지원정책 하나만을 믿고 위험한 투자를 할 수 없다. 정부가 나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만들어 줄 리도 없고 국회에서 어떤 법률이 만들어 진다는 가정 하에 사업할 수도 없다.
이런 외부요인들은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오직 외부 변수를 제대로 예측하고 철저히 대비하는 것만이 경영자의 몫이다. 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는 원인은 딱 한가지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내부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외부의존적인 태도와 무능을 스스로 드러낼 뿐이다. 정신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실패를 하고도 왜 실패를 했는지 그 원인을 모르는데 있다. 성공하면 자신이 잘해서고 실패하면 남 탓을 하는 경영자는 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다.
성공한 경영인들에게 성공의 비법을 물어보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죽을 만큼 열심히 일했고,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그것이 성공의 비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성공이 외부의 도움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로 인해 성공했다고 믿는다.
성공 못지않게 실패의 경험은 경영자에게 큰 자산이다. 하지만 남 탓을 하면서 실패를 자산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실패는 비용이고 손실일 뿐이다. 한번의 실패가 평생의 실패가 되지 않으려면 실패의 원인을 먼저 자신에게서 찾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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