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혁 도모브로더 대표

누군가 마음을 곱게 써서 복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그저 덕담처럼 들릴 것이다. 우연한 ‘결과론’이라 여길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비즈니스 관점으로 확대해 보면 우연이 아닌 필연일지도 모른다. 물건을 많이 파는데 목적을 둔 기업과, 그 물건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가치를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하는 기업의 미래는 명확히 다르다.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 옥시의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이 각각 10년과 15년형을 구형 받았다. 소비자 이익과 무관한 오너의 민원 해결을 위해 대가성 자금을 주고받은 대기업에 대한 냉소적 비판이 SNS를 달군다.

반면 몇몇 기업과 기업가의 알려지지 않았던 선행이나 사회적 책임에 뒤늦은 칭찬이 이어진다. 소비자들은 관련 사례와 근거를 찾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A회사 말고 B회사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데 그 이유가 제품력이 아니라 기업의 선한 가치다.

선한 가치란 착한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만의 위한 것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포함한 공통의 가치를 말한다.

이본 쉬나드는 프로 등반가였다. 등반장비 사업을 거쳐 파타고니아라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를 만들었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에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unless you need it)”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없던 소비욕구도 만들어 내야 하는 세상에서 이런 광고는 화제가 됐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농약 피해가 없는 유기농 면사만을 사용했으며, PET병을 수거해서 폴리에스테르 면사를 뽑아냈다. 아무리 친환경 소재라 할지라도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만들어지고 천의 절반이상이 버려진다며 사지 말고 고쳐 입자는 캠페인을 했다.

파타고니아는 매년 꾸준히 성장해 9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됐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보지 않았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책임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봤다. 그리고 소비자는 이에 호응했다.

돈벌이는 돈벌이, 선행은 선행으로 따로 보는 경향이 있다. 비즈니스와 공통의 가치를 잘 연계하지 못한다. 선한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비즈니스 또한 잘 될 수 있다는 사례를 아직 국내에서 쉽게 찾기 어렵다. 하지만 변화는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에도 부정부패를 저지른 정권이 있었다. 현 대통령의 스캔들이 과거의 부정부패보다 더 아픈 이유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의 훼손 탓이다.

국민주권의 훼손과 역사의 훼손 그리고 대한민국 국격의 훼손이 주는 손실감은 금전적인 것을 뛰어 넘는다. 사욕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하는 말에 국민들은 할말을 잊는다.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은 선한 가치관을 가진 리더를 뽑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선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커질 것이다.

이본 쉬나드처럼 한 분야의 전문가에서 출발한 중소기업가들이 많다.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늘의 사업을 일군 리더들이다.
그 분들 중 각자의 영역에서 금전적 성공만이 아닌 그 업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 시대에 무슨 소리냐고 생각할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마음은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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