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교통에서 막강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철도이다. 즉, 북한에서의 교통수단을 구분할 경우 철도와 기타 운송수단으로 분류될 정도이며 교통정책이 곧 철도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도로와 항만 수송
북한의 교통 인프라 체계는 철도를 중심으로 도로 및 해운이 보조적으로 이용되는 소위 ‘주철종도(主鐵從道)’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북한에서의 철도수송 분담률을 살펴보면, 철도는 여객수송의 약 60%, 화물수송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열차의 운행속도는 만성적인 전력난, 경제 침체로 인한 레일·침목·도상의 정비 불량, 차량의 노후화, 교량과 터널시설의 안전성 저하 등으로 화물수송의 정시성, 안전성, 대량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국제기구에서는 경제성 있는 철도 운행속도를 1일 1000km(40km/h)로 설정한다. 그러나 북한 철도는 평균 15~20km/h 이하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가장 빠른 평양-북경 간 국제여객열차가 표준시속 45km/h 수준이다. 평양에서 신의주 간 거리는 225km이나 국제열차의 소요시간은 4시간54분이 소요되고 있다.

화물수송 내역을 살펴보면, 품목별 수송량 비율은 석탄이 약 40% 이상으로 제일 높다. 그 다음이 광석(15%), 건축자재(시멘트 포함, 13%), 금속(5%), 목재(4%) 순으로, 북한의 철도화물 수송량 중 석탄, 강석, 건재가 전체 물동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대까지 북한의 도로는 주요 철도역이나 항구 등을 잇는 연결교통 및 보조 수송수단으로 활용됐다. 즉 철도나 수운(水運)망이 없는 지역에 한해 장거리수송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기본 입장에서 정책이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도로수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등 기존 철도 위주의 교통정책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1964년 6월에 개최된 내무성 및 도시 경영성 일군협의회에서 도로정비 및 관리사업의 효율화를 위해 도로를 6개 등급으로 구분하는 조치를 취했다. 1급도로는 중앙과 도 사이, 2급도로는 도와 도 사이, 3급도로는 도와 군, 군과 군 사이, 4급도로는 군과 리 사이, 5급도로는 리와 리 사이, 6급도로는 리 안의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로 규정했다.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건설된 1978년 이후에는 고속도로가 도로 등급에 추가돼 7개 등급으로 확대됐다. 도로관리 주체를 살펴보면 고속도로는 중앙정부가, 1·2·3급도로는 도가 관리하고 있으며 4·5급도로는 군이, 6급도로는 리에서 관리하고 있다.

북한의 항만을 살펴보면 약 3000km에 달하는 분리된 동서해안의 지리적 한계로  연안해운 중심으로 발전됐고, 해운 항만시설의 노후에 따른 이용률 저조로 해운의 수송분담률은 2~3%에 불과하다. 1961년에 수립된 인민경제발전 7개년계획으로 해운, 항만부문에 대한 집중투자를 실시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항만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북한의 항만은 장비 및 시설의 노후화, 부두면적의 협소로 인해 항만기능이 상실돼 있기 때문에 재정비사업이 시급하다.

북한의 항만 하역능력은 남한 전체 하역능력의 8.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용부두시설 또한 매우 부족하다. 컨테이너 부두, 잡화부두, Ro-Ro선부두 등의 전용부두시설이 부족해 항만의 효율적 이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공항시설 노후화 심각
공항시설 또한 전체적으로 노후화돼 있다. 북한의 공항은 총 33개로 이들 공항은 대부분 군용공항을 겸하는 간이공항들이다. 활주로와 공항시설 노후화, 시설 부족으로 순안공항 및 어랑공항 만이 대형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실정이다.

그밖의 공항은 민간과 군용 겸용의 간이공항 형태로, 주로 소형 여객기와 관광 헬리콥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최소 시설만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외국 항공사 가운데 평양을 정기 운항하는 항공사는 중국 남방항공이다. 남방항공은 최근 북·중 간 인적, 물적 교류의 급속한 확대에 따라 2003년 3월부터 평양-북경 간, 2004년 6월부터는 평양-심양 간을 주 2회 정기 운항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물류라는 개념은 일반화돼 있지 않으며, 실제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또 유통이라는 개념은 생산적 및 소비적 목적을 위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는 노동생산물의 운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교통 인프라사업은 안정적인 재원조달 확보에 실행여부가 달려있다. 안정적인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북핵문제의 타결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이 존재하나, 북핵문제 해결이 단계적임을 전제로 할 때, 북한 교통 인프라 현대화사업에 대한 남북 간의 공감대 형성이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이 북한 교통사업에 접근할 시, 남측 중소기업이 북한의 PC침목 원자재 및 시설 공급, 기술지도 등에 대해 북한의 생산공장과 공동생산 할 경우, 2만원 수준에서 조달 가능하다. 제품이 우수할 경우 남측으로 반입, 판매할 수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시장으로의 공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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