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로(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교역3팀장)

북한에는 약 500종의 광종이 매장돼 있는데, 그 가운데 산업적으로 유용한 광물이 200여종이며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광물 종류만도 20여가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연탄 이외에 철과 동, 아연, 희토류, 금, 마그네사이트, 인회석 등을 주요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매장량을 가진 광종만도 텅스텐(중석), 몰리브덴, 중정석, 흑연, 동, 마그네사이트, 운모, 형석 등 8가지나 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북한의 광종별 매장량을 토대로 볼 때 북한은 협소한 국토면적 등으로 인해 자원대국으로 분류되기는 어렵지만 남한보다는 월등히 많고 풍부한 광물자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중국 교역 비중은 2014년 기준 전체 교역액의 90.1%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을 포함한 광산물의 중국 수출액은 전체 광물성 생산품 및 가공품 수출액에서 97.4%를 차지한다. 이는 광산물 수출의 절대량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북한의 광업정책은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자립적 민족경제를 이룩하기 위한 자력갱생에 토대를 두고 있다. 국내에 필요한 소요량은 내부 생산을 통해 자급하고 국내에서 충당이 되지 않는 자원만 수입에 의존한다는 정책기조를 가지고 있다.

남북경협 첫 사업은 광물개발
북한 내에는 철강과 동,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의 제련 및 가공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가 집약돼 있지 못하고 소규모 설비가 산재해 있는 데다 설비들이 노후화된 상태로 전력공급까지 원활하지 않아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많은 협상에도 불구하고 중국기업들의 북한 광산개발 투자가 실현된 것은 15개 이내였고, 약 70%가 가행광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가 2000년대 중반에 계약됐고 2010년 이후 중국기업의 북한 광산개발 투자협상은 많았지만 계약까지 성사된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북한의 적극적인 외국자본 투자유치 노력과 함께 중국을 중심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광물자원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지만 실제로 투자가 실현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 동북3성 지역의 교통·산업망 확대를 전제로 한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과 북·중 간의 물류·인프라 협력의 확대추세가 지속된다면 동북부 지역의 광물자원 개발이 중국기업들을 중심으로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광물자원의 국내 반입은 199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행해지다 2000년 이후 큰 신장세를 보이게 된다. 북한산 아연괴는 남북교류가 거의 없었던 1990년대부터 2010년 5·24조치 이전까지 이어졌다. 2006년에는 1억달러를 넘어섰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신장세를 보였다. 무연탄도 2007년 24만톤이 반입됐고, 2009년에는 47만톤까지 반입량이 늘어났다. 이 외에 천연 모래도 주요 반입품목이었으나 5·24조치로 중단됐다.

남북경협의 첫 사업은 정촌흑연광산 개발이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북한 명지총회사가 지분 50대50으로 출자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선광시설 및 운송장비 마련에 소요되는 510만달러 전액을 현물 투자하고, 북한은 부존광물과 인력을 제공하기로 계약했다. 향후 15년 동안 생산물 분배방식으로 수익을 분배하기로 하고 생산된 흑연정광 중 1830톤(7억8500만원 상당)을 국내로 반입한 채 중단돼 있다.

민간기업의 자원개발도 논의는 이뤄졌으나 실제 투자가 이어진 것은 ㈜태림의 석재개발이 유일했다. ㈜태림은 평남의 룡강광산, 해주의 수양석산 등에서 화강석을 개발하고 개성에서 석재가공 공장을 운영하면서 북한산 화강석을 반입했으나 5·24조치로 중단됐다.

북한 지하자원이 남한에 주는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원료자원의 수급과 가격 안정화로, 남한이 북한의 광물생산에 직접 투자해 생산물이 남한으로 반입되면 국제시장의 자원가격 상승분과 물류비용은 국내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자원 수급 안정으로 남북 윈윈
또 남한에서 사양화되고 있는 비금속광물 가공산업을 북한으로 이전한다면 경쟁력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남한에도 다양한 비금속광물들이 부존돼 있으나 고임금, 환경제약 등에 따라 생산비가 높아져 사양세를 타고 있는데 이러한 산업들을 북한으로 이전해 남한의 기술과 자본을 투입한다면 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지하자원 개발협력과 관련해 중소기업의 역할은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그 여지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의류나 일용품을 생산하는 경공업 부문은 소자본 투자가 가능한 영역이지만 지하자원의 탐사·개발·생산·가공은 소자본만으로는 접근이 힘든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국가 차원의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북한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이 될 수 있고, 중견기업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선광부터 가공의 영역이다. 국내의 지하자원 관련 중견기업이 북한에 진출해 가공공장을 지어 선광부터 제품을 만드는 경우인데 공장건설 자체보다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남북교역 재개 시 북한산 지하자원을 반입하는 교역사업은 우리가 기본설비와 차량을 넣어주고 그 차량을 통해 광물을 실어 나르는 물류사업까지 고려할 때, 중소기업이 참여할 여지도 있다. 또한 대기업이 지하자원 생산 및 가공부문에 진출하면서 관련 중소기업들의 동반진출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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