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용(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메가 트렌드>의 저자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저서 ‘글로벌 패러독스’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질서 재편을 예고하고 글로벌시대에는 소기업이 세계경제를 지배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기업 중심의 한국기업 생태계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여러가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한국의 간판 대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최근 대규모 리콜사태로 말미암아 글로벌 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2010년 도요타의 대량리콜 사태발생 시에 이건희 삼성 회장은 “세계 최고 글로벌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고 공교롭게도 그의 말이 삼성에서도 일어난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고장 없는 차의 대명사, 최고품질의 명성을 상징하는 도요타가 초유의 대량리콜사태로 ‘도요타의 품질신화’가 무너져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동안 느슨하고 오만한 대고객 서비스, 품질관리 시스템의 오류와 허점에 기인한 것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결국 도요타는 ‘글로벌품질관리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품질위주의 경영전략으로 선회하게 됐다.
삼성이 자신있게 출시한 갤럭시노트7은 출시 2개월이 채 못돼 생산중단으로 단종되고 말았다.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 한계 봉착

삼성은 내년초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갤력시노트8 출시를 발표하고 대반격에 나서 만회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기업내부개혁의 최우선과제로 종전의 양 중심 전략을 포기하고 질 중심의 ‘질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그리고 마침내 최대 라이벌 소니를 제치고 초우량 전자왕국의 입지에 오르게 됐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사태 때에는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가 폭발가능성이 있는 배터리와 전자파, 케이스의 유해물질 함유량 등 세가지 부문에서 ‘절대품질’기준을 도입, 국내외 사업장에서 완벽을 지향하는 품질관리를 실천했다.

무결점에 가까운 자체품질기준 설정과 100% 검증된 품질에 다다랐을 때에만 양산했다.

이리하여 삼성은 드디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세계 1위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게 된 것이다. 

상생협력 체제 정착이 해답

현대차의 정몽구회장은 ‘품질경영의 전도사’로 불릴 만큼 품질향상을 독려함으로써 미국에서 ‘10만마일 10년 보증’의 파격적인 판매전략을 내세워 마켓 쉐어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국내생산보다 해외생산량을 급격히 늘려온 탓에 결국은 리콜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삼성의 갤럭시노트7의 실패는 경쟁자를 의식한 빠른 시장출시의 조급함과 완벽한 품질경영을 소홀히 한 데에서 야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요타, 삼성 및 현대차 등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사실은 다름아닌 중소기업들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 측면의 유기적 결합의 결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환언하면 대기업의 기술·자본력과 중소기업의 유연성이 조화와 협력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전문 중소기업들이 동반자 의식을 갖고 원-윈하는 상생협력체제를 정착시킨다면 이러한 리콜사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현대와 삼성은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전사적이고 총력적인 품질경영체제의 확립과 실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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