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중소기업의 경영자들 중에는 아직도 무엇을 만들어서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생각들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정보화기술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서 파는 세상에서 소프트 파워가 중요한 세상으로 변화했다. 이제 만드는 것은 누구나 잘 만든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외주제작을 통해 쉽고 더 싸게 제작할 수 있다. 판매하는 방법도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활용하면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아직도 제품을 만들고 팔아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남기려고 한다면 그 기업에게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

기업이 고객에게 무엇을 팔려고 하는 순간, 고객은 1초 만에 알아차린다. 그리고 긴장한다. “아, 이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팔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경계하고 의심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벽을 친다. 기업이 고객에게 팔려고 하는 순간 고객과 적대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기업이 무엇을 팔려고 한다면 고객은 그 제품을 가장 싸게 좋은 조건에 살 곳을 찾는다. 결국 기업은 팔기 위해 끊임없이 가격 경쟁을 해야 하고 더 좋은 판촉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다양한 유통채널이 구축된 시대는 없었다. 어차피 중소기업은 광고비를 지출하는데 한계가 있고 브랜드 인지도는 당연히 낮다.

좋은 제품이지만 차별화 전략을 잘못 수립해서 안 팔리는 경우도 있지만 고객에 사야할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고객이 굳이 사야할 이유를 찾는다면 “싸게 판다면”이라고 말할 것이다.  

고객은 판매의 대상이 아니다.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기보다는 고객에 가진 어려움, 고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고객 중심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은 기업이 가진 기술이 뛰어나다고 구매하지 않는다. 그 기술이 자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을 뿐이다.

단지 신기하다는 이유만으로 구매를 하지 않는다.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도 구매하지 않는다. 고객은 자신의 원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구매하려고 한다. 고객은 싼 제품보다는 비싼 제품을 더 선호한다. 경험을 통해 비싼 제품이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의 제품이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싼 제품보다 더 크다면 상대적으로 싼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가 높아져 지속적 반복적으로 구매하게 되고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진다.  

기업의 경영도 마케팅도 파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판매하기 위한 영업, 유통, 판촉, 광고 등은 경영과 마케팅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경영은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자본의 가치, 기술의 가치,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경영이다. 매출과 수익은 그 결과일 뿐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고객 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고객에게 사기 치듯이 마케팅을 한다. 옥시사태는 그러한 기업경영의 전형을 보여 준다.

아직도 중소기업의 경영자들 중에는 팔기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일 뿐이다.

경영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경영자는 경영자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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