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상용(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중소기업DMC센터, 7층에 협동조합지원센터가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공동사무실로 만들어 1인석, 2인석 등으로 구분해 원하는 조합에 임대를 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의 공약사항으로 재정이 충분하지 않은 조합에게 사무실 공간을 제공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취지를 갖고 있다. 현재는 6개 조합이 입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6월 가장 먼저 지원해 현재 1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 사무실에 비해 연간 소형차 한대 값은 절감할 정도로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재정이 넉넉지 못한 협동조합에는 그야말로 ‘대박지원’인 셈이다. 월 28만원으로 여름엔 빵빵한 에어컨에, 겨울엔 따스한 난방에, 청소까지 아주머니가 해주시니 그야말로 몸만 왔다 갔다 하면 될 정도로 편하다. 그것도 상암동의 랜드마크인 중소기업DMC센터에 버젓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1층에 내려서 가면 바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있으니 사통팔달의 중심이고 김포공항, 인천공항, 서울역, 용산역 등에도 한번에 가니 지방이나 해외출장 때도 편하다. 눈·비 맞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가.

가끔 다른 조합 임직원들과도 점심 혹은 간식 시간을 갖고 수다도 떨기도 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장점이 풍부함에도 아직 사무실의 일부가 비어있다. 대여섯곳의 조합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막판에 입주를 포기했다고 들었다. 이유는 두가지다.

이곳에 들어가면 ‘부실한 조합’이라는 시선이 이사장 체면에 손상이 있다는 것과 독립적 공간이 아니라 파티션으로 구분돼 있어 보안유지가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필자는 이곳에 들어온 것을 항시 자랑삼아 얘기한다. 자랑까지야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창피해하거나 체면에 구긴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실리적인 면에서는 최고가 아닌가?

연간 절감되는 임대비용에 같이 있는 조합과의 교류도 좋고 무엇보다 20층에 있는 중기중앙회 직원들과 편히 왕래를 할 수 있어 더 없이 좋다.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은 협동이다. 즉 협동을 통해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의 정신이다.

협동조합지원센터에 입주하는 조합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조합이 많으면 세무, 법률, 기타 지원 등을 오히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음식점도 모여 있으면 좋듯이 조합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비롯해 중기중앙회의 각 지역본부에서도 협동조합지원센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보다는 체면, 혹은 불필요한 인식으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협동조합지원센터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사장실이 따로 없으면 어떤가? 개방된 공간이면 어떠랴? 모이면 모일수록 좋은 것이 협동조합의 정신이다. 협동조합의 정신과 행동을 실천하는데 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체면보다는 실리를 챙기고, 중기중앙회의 지원을 편하게 받기 위해서는 모이는 것이 답이다. 상암동 중소기업DMC센터로 모이자. 입주를 위한 경쟁이 박 터지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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