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재산(피플스그룹 대표 )

의학 용어로 골든타임은 병원에서 생과 사를 오가며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중요한 시간을 말한다.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도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메르스 장악에 가장 중요한 초기에 보건당국이 36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잠복기 접촉자 추적 개시시간이 늦어졌고, 그 이후 모든 대책이 순차적으로 지연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100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이 많은 노후준비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노후준비는 쉽지 않으며 고단한 삶이 되는 건 뻔하다.

노후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노후가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부분이 대답을 하면서 ‘노후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65%가 ‘그렇지 못하다’는 답을 보더라도 나이가 들어서 시작해서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노후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률은 48.5%로 OECD 국가중 1위이며, 노인자살률 역시 1위이다. 더구나 2018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65세인구로 채워지면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불과 8년만인 2026년부터는 초고령화 사회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와 있다.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의 저자 호사카 다카시는 40대 후반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다. 그 후로 매년 정월 초하루 자신의 무덤에 참배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자신의 무덤에 참배를 거듭하는 동안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는 기회는 물론 또 한해를 어떻게 더 의미 있게 보낼지 설계를 해보는 기회로 삼았다. 그가 무덤을 만든 이유는 노년 준비의 첫걸음이었다.

10여년 전에 필자가 잘 알고 지내던 교수 한분이 직접 쓴 ‘경제수명 2050시대’이라는 책을 받은 일이 있다. 필자는 40대 후반에 대기업을 나왔다. 50대에 창업해 과거의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제2 인생의 길을 선택한 필자의 이야기가 그 책에 소개돼있으니 한번 읽어보라는 뜻으로 보내온 것이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경제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이 분야 전문가들의 체험적 연구서였다. ‘2050’은 20대부터 50년을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되고, 50대도 추가로 20년 즉 70세까지는 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결국 경제수명을 50년은 유지해야만 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경제수명 2060’시대가 절실하게 됐다. 20세에서 70세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나이 들어서도 직업이 있거나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를 굳이 겁낼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차를 타고 어디를 가려면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 목적지를 찍으면 현재 출발지가 있고 다양한 경유지가 나타난다. 아름다운 집이나 빌딩을 지으려면 설계도가 있어야 하듯이 각자의 인생도 꿈과 목적지를 정한다음 죽는 날까지 인생설계도를 직접 그려놓고 그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써보고 실행해야 한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인생도 결국 자신의 습관을 선택한 결과다. 멋진 노후준비는 인생설계도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바꾸고 습관을 변화시킨다면 가능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준비도 생각에 그치거나 실행하는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은 퇴직 전 10년 전후인 40대 후반이나 50대 초일까. 분명 그 시작은 젊고 빠를수록 좋다는 사실이다. 노후준비의 시작을 알리는 바로 지금(Now)이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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